호주의 스튜어트 애플비(33)와 피지의 비제이 싱(41)이 퍼팅 때문에 웃고 울었다.
애플비가 절정의 퍼팅 감각을 자랑하며 단독 선두에 복귀한 반면 싱은 번번이 더 유리한 상황에서 기회를 잃어 결국 애플비에게 밀려났다.
11일 하와이 카팔루아 플렌테이션코스(파73ㆍ7,263야드)에서 펼쳐진 2004 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총상금 530만달러) 3라운드.
애플비는 이날 7언더파 66타를 몰아쳐 3라운드 합계 20언더파 199타로 단독 선두에 복귀했고 싱은 4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2타차로 단독 2위로 밀렸다.
애플비는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싱을 압박했다.
첫 홀에서 4.5㎙의 만만치 않은 버디로 분위기를 장악한 뒤 5번홀에서 다시 1타를 줄였고 7번홀에서는 무려 16.5㎙에 달하는 버디 퍼팅을 떨궜으며 이어 9번홀에서도 1타를 줄여 전반에만 4언더파를 쳤다.
이에 비해 싱은 첫 홀에서 홀 아래쪽 4.2㎙거리에서 버디를 실패한 데 이어 2번홀에서는 3퍼팅으로 보기를 했다. 5, 7, 9번홀에서 착실히 1타씩 줄여 애플비와 대등한 플레이를 하는 듯 했던 싱은 파3의 11번홀에서 애플비와 동률을 이룰 수 있는 4.5㎙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의욕이 앞선 탓인지 홀을 1.2㎙나 지나치게 퍼트한 뒤 파 퍼트도 실패, 오히려 더 뒤 처지기까지 했다.
이날 두 선수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던 홀은 파4의 17번홀.
2타차 선두였던 애플비는 3㎙의 만만치 않은 파 세이브 퍼트를 남겨 위기에 처했고 싱은 1.5㎙의 비교적 손쉬운 버디 퍼트를 남겼다. 애플비가 실패하고 싱이 성공하면 공동 선두가 될 상황.
그러나 애플비가 성공하고 싱이 실패했다.
나란히 파로 홀 아웃하며 2타차를 유지한 이들은 마지막 홀에서 똑같이 버디를 낚았다. 결국 애플비는 버디8개에 보기1개로 7언더파 66타, 싱은 버디6개에 보기2개로 4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만 9언더파를 친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중간합계 15언더파로 3위, 8언더파로 분발했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13언더파로 5위에 랭크 됐다.
선두 애플비에 7타나 처져 있는 우즈는 “마지막 날 62타나 63타를 치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우승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았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