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럼 2011] "과학자는 연구에만 집중해야"

SESSION II : 융합과 혁신을 위한 산학연 협력
■ 기조강연 2: 모르데카이 셰브스 바이츠만硏 부총장
상업화는 다방면 전문가들이 진행을


"과학자는 기초과학 연구에 집중해야 합니다. 상업화에 너무 신경을 쓰면 연구에 방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초과학의 상업화는 과학ㆍ산업ㆍ법 등에 대해 다방면의 지식이 있는 전문가가 진행해야 합니다. 기초과학 수준이 높다면 자연스럽게 응용연구로 이어질 수 있고 상품화로 이어집니다." 모르데카이 셰브스 바이츠만연구소 부총장은 28일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서울포럼 2011'의 두 번째 섹션 '융합과 혁신을 위한 산학연 협력'의 기조강연자로 나서 기초과학 연구와 상업화를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셰브스 부총장은 "기초과학 연구는 과학자의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보텀 업'방식인 반면 응용과학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톱 다운' 형태다. 과학자들이 자신이 연구하고 싶은 분야를 자유롭게 연구해야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고 이를 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몸담고 있는 바이츠만연구소는 지난 1960년대에 기술이전 전문회사인 '예다'를 설립해 50여년간 연구소의 기술사업화를 전담하고 있다. 이 연구소가 1971년 개발한 후 상업화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코팍손'이 가장 성공적인 사례다. 예다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600여개의 기술이전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총 179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초과학은 상업화되지 못한 채 이른바 '죽음의 계곡(The death valley)'에 사장되고 만다. 과학기술 상업화의 세계적 선구자인 바이츠만의 해답은 뭘까. 셰브스 부총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호의적인 환경조건(favorable environmental conditions)'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분야의 최고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과학자, 대학이 연구개발 결과의 특허권을 갖는 등의 법적 토대, 창업과 사업유지를 위한 금융지원, 사업적 감각과 학문적 배경을 지닌 기술이전 전문가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질 때 죽음의 계곡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셰브스 부총장은 "면역학의 토대를 마련한 파울 에를리히 박사는 과학이 성공하기 위해 서는 3G(창의적 아이디어ㆍGedacht, 인내ㆍGeduld, 돈ㆍGeld)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하면서 "유기적인 협력 생태계가 구축돼야 죽음의 계곡을 건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과학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셰브스 부총장은 "발명가와 기업이 로열티를 함께 공유하는 등 과학자에게도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 1980년에 지적재산권은 해당 기관이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베이돌법'이 통과되면서 각 대학의 연구가 더욱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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