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지방선거에서 여야가 상대방의 정치적 텃밭인 영호남에서 각각 성과를 거두면서 그동안 공고했던 지역주의의 벽이 약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5일 최종 집계된 지방선거 투표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전북과 광주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대구·경남에서 각각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박철곤 새누리당 후보는 20.45%의 득표율을 기록해 역대 새누리당 출신 도지사 후보로는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박 후보는 69.2%를 얻어 당선된 송하진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패했지만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고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10%를 밑도는 점을 감안하면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또 새누리당은 광주에서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도 부활 이후 처음으로 기초 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광주 광산구 가선거구에 출마한 박삼용 새누리당 구의원 후보는 20.25%의 득표율로 정병채 새정치연합 후보(46.27%)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당선됐다.
새정치연합은 대구와 경남에서의 득표율이 역대 선거보다 약진하며 새로운 희망을 얻고 있다.
김부겸 새정치연합 대구시장 후보는 40.3%의 득표율로 56.0%를 얻어 당선된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했지만 이 지역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후보로는 역대 최고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범일 한나라당 후보가 72.9%의 '몰표'로 당선된 것을 감안하면 선전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의 선전을 계기로 김부겸 후보에 대해 "지역 내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진정성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새정치연합에서 영남 출신 대권주자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김경수 새정치연합 후보가 36.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비록 58.9%의 득표율로 당선된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에게 뒤졌지만 이렇다 할 중앙행정 경험과 인지도가 부족한 신인 정치인으로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러한 '탈지역주의 현상'에 대해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지역 대신 세대가 정당 선호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지역주의가 약화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구 수가 많은 영남은 젊은 세대들의 야당에 대한 선호도가 야권 후보들의 선전으로 이어지면서 여야 간 격전지로 부상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