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dot.com), 부활할 것인가.
세계 경제계의 스폿라이트속 지난 2000년말 정점을 찍은 뒤 줄곧 쇄락의 길을 걸었던 인터넷 산업, 이른바 닷컴 업계가 최근 되살아 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품이 걷히면서 급전직하했던 닷컴 기업들의 주가가 온라인 광고시장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인해 최근 급반등하고 있다. 특히 이베이, 아마존, 야후 등 이른바 닷컴 3인방들의 주가의 경우 최근 실적 발표와 함께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닷컴주의 전반적인 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경제 주간 비즈니스위크(BW)는 이와 관련 최신호(5월 12일자)에서 최근 들어 “e-비즈니스에 대한 기업과 개인들의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면서 닷컴의 부활을 예고하고 나섰다.
닷컴의 재기론의 근거는 무엇보다 해당 기업들의 실적 개선. 인터넷의 성장 가능성에만 주목, 기술주 거품을 조장했다며 애널리스트들에게 그동안 비난의 화살을 퍼붓던 투자자들도 최근 닷컴에 대한 재평가 작업에 고개를 끄덕이며 해당 기업들에 대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신용평가기관들도 이에 따라 닷컴 기업들에 대한 투자등급을 속속 상향조정하고 있다.
◇실적 개선되는 닷컴 기업=S&P가 최근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중축소`에서 `시장평균`으로 상향조정하는 등 닷컴 기업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닷컴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온라인 광고와 IT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지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 이와 관련, BW가 시장조사 기관인 닐슨 & 넷레이팅스의 조사를 인용ㆍ보도한 바에 따르면 뉴욕 증시 상장 닷컴 기업 가운데 40%가 지난 2002년 4ㆍ4분기 순익을 기록했으며 올해 말까진 절반 이상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 S&P 500대 기업 가운데 286개 기업이 지난해 온라인 광고를 집행, 온라인 광고 집행 기업수는 전년에 비해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닐슨의 클라이언트 분석 부서의 부사장인 찰스 버터월크는 이와 관련, “지난 2년 반동안 계속됐던 온라인 광고 침체기가 끝나고 이제는 미국의 최대 광고주들의 참여가 늘면서 온라인 매체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 닷컴 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 닷컴 부활의 강력한 신호가 되고 있다. 실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최근 1500선을 무난히 회복, 타 산업 지수의 상승률을 압도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미국 기업들의 IT 투자액 중 인터넷 관련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 기업들의 e-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짐을 입증했다.
◇각분야 선두에 오르는 닷컴 기업 속속 등장=닷컴 기업들이 오프라인 기업들을 몰아내고 비즈니스 각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면서 그 세력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닷컴의 부활을 점치는 낙관론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BW는 이와 관련, 인터넷이 비즈니스 행태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올 것이란 이른바 `인터넷 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이제 산업 전부문에서 다시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데 여행업체인 엑스피디아는 온ㆍ오프라인을 통틀어 미국내 최대 여행사로 부상했는 데, 이 영향으로 지난해 오프라인 여행사 가운데 13%가 문을 닫았다. 매년 350억곡 이상이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되면서 음반 업계의 매출은 연간 20%씩 급감하고 있다. 또 매장을 없애고 인터넷 판매로 전환한 델사가 `나홀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경쟁사인 게이트웨이와 휴렛팩커드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세계최대 칩메이커인 인텔의 앤디 글로브 회장은 이런 상황을 가리켜, “우리가 인터넷에 걸었던 모든 희망들이 마침내 현실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과학연구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는 닷컴 기업들의 최근 회복 추세를 반영, 오는 2005년까지 인터넷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에 따른 이익을 돈으로 환산할 경우 가구당 연간 4,500달러의 실질 소득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감세안에 따라 기대되는 소득 증대 효과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