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부총리 "분식회계 자발적으로 신고하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분식회계를 자발적으로 신고하라"고 촉구했다. 한 부총리는 이 날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최고경영자 조찬회 초청강연에서 "정부는 집단소송제 등을 2년여 연기하면서 분식회계를자발적으로 신고하는 시간을 주고 있다"며 "그 어떤 것도 영원히 감춰지기는 어려운만큼 이 기회를 활용하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을 올해부터 시행하면서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과거의 분식회계를 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 기간에 과거 분식회계를 자진 수정하면 해당 기업의 회계감리를 하지 않고 있다. 한 부총리는 최근 경제상황과 관련해 "경제회복이 가시화되는 추세"라면서 "계절변동요소를 뺐을 때 연간 7.4% 정도의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좀 더 나아질 것"고 밝혔다. 그는 체감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배럴당 35달러였던 석유값이 올해 48달러로 올랐고 내년에는 더 오를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입물가가 올라가고 교역조건이 악화돼 국민이 느끼는 주머니 속 소득은 GDP보다 작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노동시장과 관련, "엄격한 법과 원칙이 노동시장에 적용되고 있다"면서 "어느 근로자도 불법파업을 하려 하지 않으며 정부도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기업이 외국자본에 비해 불리한 위치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외자에 특혜를 주거나 외자를 차별하기 보다는 이제 내국자본과 똑같이 대우해 동등한 경쟁여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총리는 정부가 중소기업의 인지도나 가능성 등 무형적 가치에 대한 제도적배려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과 관련, "우리 금융은 비올 때 기업에 우산을 씌우고 햇볕을 쬐이면 우산을 빼야 하는데 가끔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금융기관들은 기업의무형적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해 나갈 것이며 정부는 제도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2002년 하이닉스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봤다"면서 "하지만 금융기관들이 꾸준히 재무계획을 세워주고 지원하고 기술개발을 하도록 해줘세계 수위의 기업으로 회생한 사례는 앞으로 금융기관이 해나갈 역할을 보여준다"고말했다. 그는 대학생의 중소기업 취업기피 문제와 관련, "대학에서 교육받는 학생들과중소기업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데 드는 비용과 대학 내 이루어지는 직업교육이나 취업센터 설립 등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 "서울에서 행정부처가 공주,연기로 가고 200개기업이 지방에 분산되는 상황에서 수도권이 앞으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대해 논의중"이라며 "수도권 중소기업 내 보육시설 설치나 연구소 설립 등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제도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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