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난자소동' 이젠 끝내자

연구원 2명이 난자를 제공했고 이를 황우석 교수가 알고 있었음이 확인됨에 따라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윤리문제는 깊은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난자 제공자에게 15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데 이어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황 교수가 도덕적 타격을 받게 된 것은 물론 정부의 세계줄기세포 허브구상도 흔들리게 됐다. 사태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황 교수의 ‘고해성사’와 사과, 그리고 허브 소장직 등을 사임하고 백의종군하기로 한 것으로 이번 윤리파동이 진정되었으면 하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이다. 동기야 어떠했든 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했고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부인해온 황 교수의 책임은 국제윤리기준으로 보면 책임이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황 교수가 난자제공을 만류한 바 있고 이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부인해 왔다는 점에서 정상을 참작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선의와 희생정신에서 난자를 제공한 연구원이 줄기세포 연구성과에 먹칠한 것처럼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황으로 봐 이들이 난자획득의 어려움에 처한 연구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칭찬하고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정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원의 희생정신을 국제적인 윤리 잣대로만 볼 수 없다는데 황 교수의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사태를 생명과학계의 윤리기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고 더 이상 떠벌리지 않았으면 한다. 선구자는 바람을 타게 마련이다. 하면 할수록 우리가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성과를 질시한 선진국만 쾌재를 부를 뿐이다. 이번 사태로 황 교수의 연구는 중단상태라고 한다. 정신 및 도덕적으로 타격을 받은 황 교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정부는 줄기세포 연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행정적 지원체계 구축을 서두르고 황 교수의 당부처럼 이제 불을 지핀 과학연구의 불길이 더 훨훨 타오르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황 교수도 하루빨리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일어나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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