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여파…씀씀이 작아졌다

쇠고기 매출 줄고 돼지고기·닭 소비 늘어
외식·브랜드 외면 저렴한 PB·리필 선호

내수 침체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절약형 소비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이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절약형 제품들을 주로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1~11월 쇠고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줄었지만 돼지고기는 23%나 늘어났다. 롯데마트에서도 올들어 쇠고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4.5% 감소한 반면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각각 28.8%, 10.2% 늘어났다. 수산물은 갈치나 연어 같은 고급 생선보다 고등어, 꽁치, 오징어 등 저렴한 생선이 많이 팔리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1~11월 고등어, 오징어, 꽁치 등의 매출은 20~30% 늘었지만 갈치, 연어, 돔은 5~10% 줄었다. 또 가격에 비해 양이 많은 상품이 잘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서는 1~11월 캔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정도 줄었지만 병 맥주와 페트병 맥주는 30% 늘어났다. 매년 두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던 즉석밥 매출은 1%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일반 쌀은 쌀 소비 둔화 추세에도 9% 신장했다. 라면의 경우 봉지 라면은 매출이 22%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컵라면은 6%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빙과류도 아이스바 제품은 매출이 61% 늘어난 반면 고급형인 컵 제품은2% 증가에 그쳤다. 일반 브랜드 상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알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롯데마트에서는 일반의류 매출이 올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한 반면 일반의류에 비해 가격이 40% 가량 싼 PB 의류는 97.7%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중저가 PB의류 브랜드 `위드원'은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많이 팔리며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마트에서는 올들어 PB우유 브랜드인 `이플러스' 흰 우유 매출이 지난해보다 16% 늘어나 흰 우유 판매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가 P&G와 함께 개발한 기획 화장지도 매출이 15% 신장했다. 리필제품도 인기다. 롯데마트에서는 올들어 리필형 세제 매출이 지난해보다 18.7% 늘어났다. 이는 전체 세제 매출 신장률(10.1%)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외식을 꺼리면서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간식류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냉동감자, 치즈스틱, 찐빵, 핫도그 같은 간식 제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10~15% 늘었으며 여름철 먹거리인 냉면, 비빔면 역시 지난해보다 25% 가량 많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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