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체 특허사용료 과다 우려 "MS-노키아 합병 안돼"

中 상무부 심사기한 16일 앞두고 거듭 고심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휴대폰 사업 인수합병 작업 진행이 중국에서 가로 막혔다. 오는 4월 10일 끝나는 심사기일에 맞춰 2차 구제조건까지 제출했지만 과다한 특허 사용료 지불을 우려하는 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구제조건을 거부하며 중국 상무부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관영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MS가 노키아의 휴대폰 합병 승인을 위해 중국 상무부에 제출한 특허사용료 구제조건 개정안에 대해 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거부했다. 이번 구제조건 수정안에서 MS는 자사의 사실상 표준측허(SEP)를 악의적으로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만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특허 사용을 금지한다는 방치이다. 또 노키아도 프랜드(FRAND)원칙을 적용해 선의적인 특허사용자에 대해서는 가처분 신청 등 특허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랜드 원칙은 삼성전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애플의 방어논리로 국제 표준기술로 지정된 특허는 다른 기업들에게 합리적인 로열티를 받고 이용권을 줘야 한다는 원칙이다.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이란 단어의 약자다.

중국 휴대폰 업체들은 이러한 MS와 노키아의 구제조건 수정안을 과도한 특허료를 요구하기 위한 말장난일 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MS와 노키아가 합병후 특허료를 내리지 않고 오히려 특허료를 인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휴대폰ㆍ통신업체인 화웨이, ZTE, 샤오미 등은 공동 대응을 통해 상무부에 구제조건이 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전달하며 "대만공평무역위원회(TFTC)가 MS가 부과한 시정조치보다 더 엄격한 시정조치가 이번 합병에 부과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TFTC는 MS와 노키아의 합병을 승인하며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특허권 사용'이란 조건을 부과했다.

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MS와 노키아의 합병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이미 윈도우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 MS가 특허료에 대해 명확한 구제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매모호한 선의적인 특허사용이란 조건에 따른 협상은 자칫 휴대폰 업체에 특허료 폭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휴대폰 업체들은 중저가폰이 발전하며 스마트폰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2017년까지 MS에 38억달러 이상의 특허료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휴대폰 사업이 없는 노키아의 특허료다. 화웨이의 한 관계자는 "프랜드 원칙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결국 특허료 인상의 합법적인 근거를 제공하는 셈"이라며 "최근 한 업체는 노키아에 MS와 합병전보다 20배나 오른 특허료를 요구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대해 1+1이 2보다 커지는 상황이 우려되는 만큼 심사기한을 16일 앞두고 고심이다. 특히 관련 협의 부처인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에서도 자국 휴대폰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의견을 개진하며 구제조건의 구체화 또는 심사기일 재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현재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중인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결과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권을 쥐고 있는 상무부가 조건부 승인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심사기일 재연장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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