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했던 한중일 주말 외교전] 중국, 사드 거론 안해… AIIB 참여 유도에 올인

■ 한중 외교장관회의
美합참의장 26일 방한 땐 사드문제 다시 불거질 듯

21일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별도로 진행된 한중 외교장관회의에서는 현안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대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의제에 올랐다.

외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중 외교장관회의 내용과 관련, "중국이 한국의 AIIB 참여 희망 의사를 전달했고 이에 우리 정부는 종합적으로 여러 측면을 감안해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AIIB 참여 문제에 대해 한중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사드에 대해서는 "회의 의제가 아니었고 협의도 없었다"며 중국 측의 언급도 없었다고 확인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IIB와 관련, "이미 한국 정부가 진일보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히지 않았나"라고 언급해 한국의 참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우리 정부는 이번주 중 중국에 AIIB 참여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문제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우리 입장은 이미 여러 차례 말했다. 모두가 아는 것이며 공개된 것이다"고 선을 긋는 등 '로키(lowkey)'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한국의 AIIB 참여'라는 실리를 챙기기 위해 사드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오는 26~28일 한국을 방문해 최윤희 합참의장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주요 의제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사드 문제는 재차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장이 3국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에서 최대한 사드 언급을 피했지만 사드 문제는 언제든지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는 휘발성을 가지고 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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