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혼조속 비관론에 무게3분기 실적도 부정적 전망
미국 경제가 하반기 경기 회복이라는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모를 지뢰밭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경제지표가 여전히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정적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어가고 있으며 기업 실적부진에 따른 파급효과는 실업률 증가, 소비위축 등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이번주(7월30~8월3일)에는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해 일명 네이팜(폭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제조업지수를 비롯해 공장주문, 고용동향 등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되는데 이 같은 경제지표의 결과에 따라 하반기 미국 경기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 경기지표 혼조 양상 지속
지난 93년 1ㆍ4분기(-0.1%) 이후 가장 낮은 0.7%를 기록했던 올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인해 월가는 바짝 긴장해 있는 상태다.
물론 일부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효과와 부시 행정부의 세금 환급으로 인해 오는 3ㆍ4분기 GDP성장률은 1.9% 정도 오르고 4ㆍ4분기 역시 성장률이 2.9%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FRB의 금리인하 약발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다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도 성공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 이는 다분히 '희망사항'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즉 개별 가구들이 환급받은 세금으로 대대적인 소비에 나서 경기회복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부시 행정부의 시나리오와는 달리 불투명한 경기 전망을 감안, 소비대신 저축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민간소비를 제외할 경우 침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민간소비가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주지 못할 경우 3ㆍ4, 4ㆍ4분기 GDP성장률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 이번주 발표되는 6월 개인소득 및 지출, 7월 소비자신뢰지수 등 민간소비 관련지수에 월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 소득과 지출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비자신뢰지수는 약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기대와는 상당한 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NAPM 지수와 실업률도 복병
6월 NAPM 제조업지수는 44.7로 지난해 11월 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7월에는 44.5로 낮아지며 제조업 침체가 여전함을 확인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가 부진하다는 의미인데 앞서 11개월 연속 50 미만을 기록했다.
7월 실업률 역시 전달의 4.5%보다 높은 4.6%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6월 11만4,000명에 이어 7월에도 5만2,000명의 일자리(농업부문 제외)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고용동향은 경기 후행지표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게 이코노미스트들의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잇따른 감원 발표가 실업률 증가로 이어져 민간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기업실적 부진 이어질 듯
기업수익 조사기관인 톰슨 파이낸셜/퍼스트 콜에 따르면 3ㆍ4분기 실적을 예고한 331개 기업 중 64.3%인 213개 기업이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S&P 500 기업의 순익도 11.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ㆍ4분기에는 0.9% 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는 3월 초 예상치 12.6%는 물론 이달 초 예상치 5.5% 증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마이너스로의 전환도 예상하고 있다.
현재 폭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증시가 상승 반전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실적호전이 필요충분 조건이다. 그러나 이처럼 3ㆍ4, 4ㆍ4분기의 기업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증시는 물론 고용동향ㆍ소비ㆍ설비투자 등 전방위에 걸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