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일본해’ 표기를 바로잡기 위한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바다경계선상에는 ‘일본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신(국제경영학) 경희대학교 교수는 6일 국제수로기구(IHO)가 지난 53년 발간한 ‘해양과 바다의 경계(Limits of Oceans and Seas)’ 개정판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지도 및 해도(海圖)의 기준이 됐던 이 책자의 120개 바다구획 가운데 52번째 ‘일본해(Japan Sea)’는 경계조차 모호한 바다이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일본해’의 5개 경계 가운데 남서쪽 경계에 대한 설명이다.
53년 개정판은 “남중국해ㆍ중국해ㆍ황해와 접한다”고 규정한 1928년 초판과 1937년 개정판과 달리 “동중국해(Eastern China Seaㆍ50번 바다)의 북동쪽 경계와 내해(Inland Seaㆍ53번 바다)의 경계와 접한다”고 썼다.
김 교수는 이를 그대로 해석할 경우 ‘일본해’는 황해(Yellow Sea)까지 포함하게 되는데 황해는 엄연히 51번 바다로 먼저 규정돼 있어 ‘일본해’는 경계가 불명확한 바다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본해’의 서쪽 경계인 한국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며 “바다가 서쪽 대륙인 한국과 연결되지 않으므로 독립된 바다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2005년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는 IHO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IHO는 2002년 개정판 초안에서 동해의 명칭과 경계 설명을 백지로 남겨둔 채 한일 양국이 자체적으로 합의점을 찾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