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토가 부동산 투기열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거주 가능지역의 50%가 넘는 지역이 주택 투기과열지구 또는 투기지역, 토지거래계약허가 구역 등으로 묶여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정책이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이틀이 멀다하고 투기과열지구 등 지정지역을 확대하고 있는 게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정부가 투기지구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해당지역의 직전월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이 직전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보다 30% 이상 높아야 한다.
이는 부동산 투자자에게 소비자 물가 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말과 같다.
정기예금금리가 4%대로 떨어져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로 돌아서면서 시중자금이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상품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부동산시장으로 시중자금의 유입을 차단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40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더욱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게 바로 이점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는 의지가 과연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분양권 전매제한 전면금지 대상을 일반아파트에서 주상복합으로 확대하지 않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다음달 중순부터 신규 분양 일반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전매를 등기할 때까지 금지키로 하면서 주상복합으로 투기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게 감지되고 있지만 건교부는 “주상복합의 계약률이 저조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신도시 개발 등으로 투기가 우려되는 경우 해당지역에 대해 건교부장관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최근 김포와 파주의 수도권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들 지역은 벌써부터 집값이 들썩이고 있지만 건교부는 아랑공하지 않는 모습이다.
부동산 투기는 곧 거품을 조장하는 것이고 거품붕괴의 피해는 엄청나다는 게 일본의 장기불황이 입증하고 있다. 건강한 국가경제를 만들고 후손이 부유하게 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건교부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건설부동산부 이정배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