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브라질 채권서 딤섬본드로


전문가들 “절상 가능성 높은 딤섬본드 유망” 해외 채권투자를 통해 고금리 이자와 환차익을 노리는 거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브라질 헤알화 채권에서 딤섬본드로 옮겨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대 고금리에 비과세 혜택까지 갖춘 브라질 헤알화 채권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에 적극적이었던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말 이후 지점을 통한 브라질 채권 판매를 중단하고 딤섬본드 위주로 신탁 및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는 최근 2년간 25.9%에 달하는 절상률로 호주 달러화(26.5%)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의 절상률을 기록한 통화다. 여기에다 10%대의 고금리 투자 매력에 한국-브라질 조세협정으로 국채 이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더해져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투자 상품이었다. 하지만 삼성증권이 지난 연말 이후 판매를 중단한 것은 최근 2년간 급등한 헤알화 가치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조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헤알화가 저점 대비 40% 이상 절상되면서 통화 가치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해 일반 매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딤섬본드에 대해선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완화를 위해 올해 5~6% 수준의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위안화 가치가 정상화되려면 현재에서 40% 수준의 절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환차익을 노리고 딤섬본드에 투자하려는 자산가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금리는 2% 수준이지만 딤섬본드의 경우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 금리가 1% 미만이다. 투자비용을 감안하면 금리만으로는 투자매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품인 셈이다. 하지만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 절상률을 따진다면 딤섬본드 쪽이 훨씬 유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된다면 중국정부가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대내외 금리차 확대로 인한 외국자금 유입으로 위안화 절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최근 2년간 저점 대비 40%나 절상된 헤알화는 2% 수준의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성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최근 몇 년간 절상률을 감안하면 위안화가 헤알화보다 하방경직성이 크다”며 “하지만 절상 수준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가 완만한 수준의 위안화 절상에 나서면서 가치가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수준의 금리를 감안할 때 헤알화가 크게 절하되지만 않는다면 아직도 유망한 투자처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용규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장은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간 환차익만으로도 주식 이상의 수익을 냈다”며 “헤알화 통화가치가 당분간 조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브라질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3~4년 이상 장기물 위주로 고금리와 환차익 목적으로 투자할만하다”고 강조했다. 물량면에서는 브라질 채권이 우세하다. 이용규 팀장은 “상당수 증권사들이 산업은행 등 국내 기관이 헤알화로 발행하는 연 이율 8% 수준의 채권을 판매하고 있는데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법인을 통해 금리 11% 수준의 상품을 직접 조달해 판매하고 있다”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딤섬본드에 비해 풍부한 물량으로 투자 기회가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키우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을 감안하면 딤섬본드 발행 물량은 앞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태훈 연구원은 “올해 딤섬본드 발행 물량이 지난해의 두배”라며 “중국 정부가 기축통화로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계획이 있는 만큼 각국 중앙은행이 위안화 채권을 보유할 수 있도록 발행 물량을 적극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채권은 이자, 딤섬본드는 환차익으로 두 상품의 투자 포인트가 현저히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진 본부장은 “브라질 채권은 위험선호도가 높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반면 딤섬본드는 위험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알맞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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