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한국건축문화大賞] 일반주거부문 본상 '동신대 기숙사'

실용적이면서 편안한 공간 창출

동신대학교 기숙사는 저층부를 공용시설로 쓰면서 그 상부는 남녀 기숙사로 분리돼 진입하는 광장으로 만들었다.

매스의 분절공간의 트임과 막힘, 색채의 적절한 배합은 전체 규모를 조절하는 디자인 방법이다.



동신대학교는 나주 금성산 동남쪽 자락에 넓게 자리잡은 캠퍼스로 기숙사가 지어진 장소는 캠퍼스 깊숙하게 포근함을 간직한 터다. 전면인 동쪽만 확 트이고 그 외에 주변은 낮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부지보다 낮은 기숙사 앞은 연못 주변으로 캠퍼스에서 가장 산책하기 좋은 장소이며 물, 나무, 꽃, 새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다. 이 자리에 새로 지어진 기숙사는 남자 기숙사와 여자 기숙사가 마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처럼 마주보고 서 있다. 전면에 연못을 두고 캠퍼스를 바라보는 기숙사는 남ㆍ여동의 구분은 자리배치에 있어서 ‘남좌여우(男左女右)’의 전통사상에 따라 왼쪽에는 남자 기숙사동, 오른쪽에는 여자 기숙사동이 배치됐다. 마치 연못과 캠퍼스를 껴안는 형상처럼 만든 것이다. 하지만 동선을 보면 남학생과 여학생의 동선은 항상 마주 보면서도 완전히 분리된다. 1층은 남녀 구분 없이 공용시설로 쓸 수 있지만, 공용시설 상부의 2층 광장은 뒷산과 연결되는 필로티와 계단식 화단으로 만들어진 난간은 통해 자연과 건물이 일체화되면서 시각적인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남녀 출입구를 각각 달리 해 성별에 따라 동선이 완전히 구분되도록 한 것이다. 동신대 기숙사는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기숙사 동쪽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건축한계선과 좌우 자연지형의 경계를 사이에 두고 정사각형 덩어리를 길게 혹은 짧게 분절하거나, 일부 덩어리 각도를 약간 휘게 하는 방식으로 배치해 아기자기함을 살렸다. 또한 기숙사가 가질 수 있는 답답함을 보완하기 위해 건물 곳곳에 숨구멍 역할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많이 만들어 환기와 빛의 유입량을 극대화 했다. 실용성을 높이고 수용인원에 따라 융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상부의 4개 층을 연결하고, 건물 높이를 10층까지 올렸지만 매스의 분절, 공간의 트임과 막힘, 폭의 길고 짧음, 층고의 높고 낮음, 디테일, 포인트 칼라, 수목의 적절한 배치 등을 통해 24시간 이곳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편안하면서도 다양한 공간 체험을 할 수 있는 기숙사가 되도록 했다. ■ 건축개요 위치=전남 나주시 대호동 252번지 설계자=박홍근(포유건축사사무소) 시공자=송촌종합건설 건축주=학교법인 해인학원 건물규모=지상10층 대지면적=16만4,258.71평 건축면적=840.62평 연면적=3,897.64평 구조=철근콘크리트조 <인터뷰> 설계자 박홍근 포유건축사사무소장 “실용적이면서도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디테일을 살렸습니다” 박홍근 포유건축사사무소장은 수상소감을 묻자 “지역 건축가로서 서울에서도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나름대로 보람이다”라며 “지방에서 젊은 건축가들이 더 많이 출품하고 평가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학교 캠퍼스 안에 위치하는 기숙사로써 전면은 연못, 나머지 3면은 산으로 둘러싸여 넒은 땅이지만 주변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했다”라며 “또한 학생 800여명을 수용하기 위해 저층으로 깔고 싶어도 고층으로 올라갈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던 점”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지형이 기울어진 점을 이용해 1층은 남녀 학생의 동선이 혼용되는 공간으로 식당, 세탁실, 관리사무소 등을 배치했고, 2층은 계단으로 연결해 남녀 동선이 기능적으로 구분되게 했다”며 “또한 건물의 4개 층을 연결, H자로 만들어 남녀 비율의 변동에 따라 가변적으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건물 규모가 큰 데서 오는 중후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디테일이 구사됐다. 박 소장은 “전체 덩어리가 커도 근접하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2단의 화분을 만들어 철쭉과 개나리를 심어 자연미를 살렸다”며 “건축물에 나무를 심으면 또 다른 환경을 창조할 수 있다는 소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자 박점상 송촌종합건설 사장 “작품성 있는 건물을 짧은 기간에 완공하고 상까지 받게 돼 기쁩니다” 박점상 송촌종합건설 사장은 “기숙사 건물은 보통 아파트 건물처럼 반듯하지만, 동신대 기숙사는 울퉁불퉁 하고 마감재료도 다양해 시공사 입장에선 어려운 공사였다”며 “더구나 1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공사를 마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동신대 측이 개강 전까지 완공해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송촌종합건설은 81년 설립된 회사로 도로, 항만, 환경, 지하철 등 사회간접자본시설과 3만 가구에 이르는 아파트를 건설해왔으며 지난 2002년에는 삼능건설과 합병을 단행했다. 박 사장은 “현재 전국에 약 20여 곳의 공사현장이 있으며, 아파트 브랜드 파인힐을 내걸고 자체공사와 도급공사를 모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건설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사업하기가 많이 어려워졌다”며 “정부가 시장경제 논리로 건설시장을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송촌종합건설은 부산 호산나교회, 광주 허백련 회관 등 작품성 있는 건물을 꾸준히 지어온 건설회사”라며 “앞으로도 역사에 기리 남을 수 있는 훌륭한 건물 지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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