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경제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생산가능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고령자 인구는 증가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인구 오너스(onus)'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18일 포르투갈 주간지 엑스프레소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포르투갈 신생아 수는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난해 9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쪼그라든 8만9,000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망자 수는 10만명 수준을 견고하게 유지해 인구가 자연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하자 포르투갈을 떠나는 사람도 늘어 전체 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올해 실업률이 15.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등 일자리가 줄어들자 2000년대 일자리를 찾아 포르투갈을 찾은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까지 취업을 위해 포르투갈을 버리고 있다.
특히 이들 중 대다수가 청년층이기 때문에 기대 출산율도 줄어 결국 국내에는 노인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엑스프레소는 인구 자연증감과 이민자까지 합치면 포르투갈의 인구가 매년 5만5,000명씩 줄어 단순 계산할 때 현재 1,000만명인 포르투갈인이 오는 2204년에는 전세계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경제위기→인구감소 및 노령화→복지비용 급증 및 성장동력 상실→경제성장률 저하'라는 일본식 장기불황의 고리가 포르투갈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1991년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출산율이 감소하고 노인 비중이 늘어나는 등 인구 오너스 현상이 나타나며 경제성장률이 10여년간 제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포르투갈은 현재도 고령화 진행정도가 상당해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1년 현재 포르투갈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해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이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 비용은 일본(18.7%)을 뛰어넘는 25%에 달한다.
엑스프레소는 "포르투갈의 인구가 점점 말라가는 '인구사막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부가 긴축안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줄어드는 인구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