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50억원의 무공해 그린 기업, 매출 전액을 외화로 벌어들이는 기업, 게다가 국가 브랜드 제고 효과는 헤아릴 수도 없는 기업…. 이 업체는 이른바 '주식회사 한국여자프로골프'다.
한국여자프로골프는 세계 여자프로골프 3대 투어인 한국과 미국ㆍ일본 무대의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를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과 일본 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코리안 군단이 벌어들인 금액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세계 여자골프 4대 메이저대회 중 3개를 수확하기도 했다.
◇미국ㆍ일본 상금수입 250억원 '역대 최다'=박인비(24)는 19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를 공동 11위로 마쳐 역전을 노린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따돌리고 상금랭킹 1위(228만달러ㆍ24억7,744만원) 자리를 지켜냈다. 그보다 앞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는 올 시즌 4승을 거둔 전미정(30ㆍ진로재팬)이 일찌감치 상금왕을 확정했다. 이날 현재 1억3,182만엔(17억6,419만원)을 벌어들인 전미정은 시즌 최종전 리코컵(22~24일) 성적과 상관없이 1위를 굳혔다. 한국(KLPGA) 투어에서는 김하늘(24ㆍ비씨카드)이 4억5,889만원으로 2년 연속 상금퀸에 올랐다.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 상금왕을 동시 석권한 것은 2010년 각각 최나연(25ㆍSK텔레콤)과 안선주(25ㆍ투어스테이지)가 합작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상금뿐 아니다. 프로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욕심을 내는 평균타수 1위도 동시 석권이 사실상 확정됐다. 미국에서는 1위 박인비(70.21타), 2위 유소연(70.30타ㆍ22ㆍ한화), 3위 신지애(70.31타ㆍ24ㆍ미래에셋) 등 한국 선수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일본 투어의 전미정은 이날 현재까지 70.09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안선주(70.45타)가 손목 통증으로 최근 시즌을 접었고 3위 아리무라 치에가 무려 0.66타나 뒤진 70.75타를 기록하고 있어 최종전 역전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올 한 해 미국과 일본 투어의 코리안군단이 벌어들인 상금은 약 247억원. 미국 1,340만달러(약 146억원), 일본 7억5,600만엔(약 101억원)가량이다. 미국ㆍ일본 합계로는 역대 최다였던 2010년(미국 10승ㆍ일본 15승)의 약 243억6,000만원을 넘어선 역대 최다 금액이다.
◇메이저 3승에 김효주, 리디아 고 돌풍까지=한국군단은 경기력 면에서도 알찬 수확을 거뒀다. 여자골프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나비스코 챔피언십(유선영), US 여자오픈(최나연), 브리티시 여자오픈(신지애) 등 3개의 타이틀을 쓸어 담았다. 시즌 통산 승수에서도 미국에서 9승, 일본에서는 15승(19일 현재)을 거뒀다. 일본 15승은 2010년과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샛별들도 빛났다. 김효주(17ㆍ롯데)는 아마추어 신분이던 6월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JLPGA 투어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뉴질랜드 교포 아마추어 리디아 고(고보경ㆍ15)는 8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미국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편 박인비는 미국 LPGA 투어에서 2009년 신지애, 2010년 최나연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인 상금왕에 올랐다. 평균타수 1위에게 주는 베어트로피는 2003년 박세리(35ㆍKDB금융그룹), 2004년 박지은(은퇴), 2010년 최나연에 이어 네 번째로 수상했다. 올해 2승에 준우승 6차례를 기록한 박인비는 "생애 최고의 해였다"면서 "내년에 우승 기회를 맞이한다면 올해처럼 초조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