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공방 '친노-반노' 대결되나

12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로 행정수도 이전 저지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를 둘러싼 정책적 공방이 자칫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의 대결 구도로 변질될 조짐을보이고 있다. 청와대 김병준(金秉準) 정책실장과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가 지난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행정수도 건설 반대 움직임을 `정권 흔들기'라며 강력히비난하고 행정수도 문제의 이면에 정치적 배경과 의도가 내재돼 있음을 주장함으로써 정치 공방에 불을 붙였다. 김 실장은 "(행정수도에 대한) 졸속반대의 이면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거부감, 대선결과에 대한 불인정이 들어있다"고 주장했고, 천 대표는 "한나라당의 저의는 정권 흔들기이자 그 배경에는 지역주의적 색채가 깔려있으며수도권의 부유층.상류층의 기득권 보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찬반 여론의 배경에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인정과 불인정, 계층간 이해 충돌 등이 깔려있음을 주장한 것으로 노 대통령의 최근`불신임'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우리당 신기남(辛基南) 당의장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계층으로 나눠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켜놓고 이제와서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정치적 목적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야권 등의 공세에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음을 강조했다. 신 의장은 "이번에 워싱턴과 뉴욕을 갔다왔지만 그렇게 역할을 분담하는게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수도권 자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며 "국가의 장기적발전 전략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신행정수도 건설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야당에서 사생결단으로 나오면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행정수도 문제를 큰 틀 안에서 논의해갈 수 있도록 정쟁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정쟁 자제론'을 폈다. 이 당직자는 또 "정쟁으로 불거져서 국민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가 대화 용의가 있다고 한 만큼 대화를 통해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원만하게 국정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여권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해 행정수도 이전 반대론을 `부유층 보호' `반노(反盧)세력' `지역주의 색채' 라고 밀어붙이고 있다"며 "여권이`수도이전 재검토'를 편가르기해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논리빈곤에서 비롯된패배의식을 발로"라며 역공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최근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반대여론과 함께 사회적 합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은 지금 수도이전의 기대효과와 비용을 모르겠다고 한다. 내용을 안 다음에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며 "청와대는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와 특정신문 탄압을 멈춰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은 "(여권) 핵심인사들까지 수도이전 반대가 대통령 불신임, 흔들기, 탄핵세력과 연결돼 있다고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송월주 스님, 이석연 변호사, 이영로 등 명망가가 대통령 퇴진운동을 하고 탄핵세력의 앞잡이를 한다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한선교(韓善敎) 대변인은 논평에서 "수도이전에 대한 국민적 합의 요구를 `정권반발' `정권흔들기' `대선불인정' `퇴진요구' `불신임'으로 보는 것은 `탄핵횡재'의 미련이 남은 친노세력들이 수도이전을 정권안보에 이용하는 것"이라며 "질낮은 정략적 정치놀음"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강영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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