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나침반] 사상누각(砂上樓閣)

국제결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부동산 시장이 이상 과열돼 가격 버블을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빚을 통한 가격 상승으로 모래 위에 집이 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찍이 국내 증시에도 있었다. 지난 90년 고객이 증권사에 예치한 예탁금보다 많은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신용잔고가 2배까지 치솟은 것이다. 당시 투기적 수요 가세로 주가는 급등했다. 문제는 신규 자금 유입이 정체되고 상장 물량이 늘면서 거품은 터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계좌'가 속출, 빚으로 만들어진 거품은 터지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신용잔고가 예탁금의 2%에 불과한 지금 상황과 비교하면 천양지차(天壤之差)라고 할 수 있다. <신삼찬 하나경제硏 연구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