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미국 신발업체 CBI(콜렉티브 브랜즈) 인수에 실패했다.
CBI는 1일(현지시간) 미국 신발업체 울버린월드와이드, 사모펀드인 골든게이트 캐피탈, 블름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과 13억2,000만 달러(1조4,890억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6억 달러 내외인 CBI의 잔존채무를 감안할 때 인수가격은 약 20억 달러(2조2,56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가격은 주당 21.75달러 수준으로 현지 외신들이 전망해온 주당 20~22달러의 금액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번 인수 실패로 ‘글로벌 신발사업체’로의 꿈을 키웠던 이랜드의 야심찬 계획에는 제동이 걸리게 됐다. 울버린은‘허시파피’‘머렐’등의 신발 브랜드를 보유한 CBI의 동종 업체로 이랜드 컨소시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알려져 왔다. CBI는 ‘패이레스’와 ‘스트라이드 리츠 스토어 체인’ 등을 보유한 미국 신발 업체로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매출 감소로 고전,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랜드는 지난해부터 만다리나덕ㆍ코치넬리 등 유럽 유명 브랜드와 사이판 팜스리조트, PIC리조트 등 해외 레저 시설을 잇달아 인수하며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사냥’사례로 주목받아 왔다. 이랜드는 이같은 국내외 M&A를 근간으로 자산 규모를 꾸준히 불려 최근 패션 전문기업으로는 최초로 ‘재벌 반열’(자산 순위 6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LA다저스에 이어 CBI까지 집중 공략해 온 북미권 ‘대형 딜’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셔 2연패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번 인수전은 이랜드가 시도해 온 해외M&A 사상 가장 큰 규모로, 이랜드는 지난 2월 예비 응찰에 참여하며 인수 작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왔다. 이랜드의 탈락은 울버린 컨소시엄보다 낮은 가격을 쓴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