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는 여러 과목이나 단원의 소재를 한 문제에 녹이는 방식의 통합교과적 출제가 아니라 각 교과별 교육과정에서 출제한다.
수능시험이 지난 1994년 처음 시행된 이래 10여년만에 이름은 그대로 유지한 채로 종전 '학력고사적 성격'으로 바뀌는 셈.
성적도 표준점수 및 백분위점수는 주지 않고 등급(1~9등급)만 제공한다.
교육부는 고교 2,3학년 선택중심 교육과정 범위, 즉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내용을 위주로 출제하고 고교 교사를 출제위원으로 50% 이상 참여시킴으로써 교실수업 및 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게 교육부 전략이다.
교육부는 그러나 사고력 측정에 주안점을 둔다는 점에서 단편적 지식을 묻던 종래 학력고사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시험영역(과목)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선택 대상 과목수를 51과목에서 줄이는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성적표에 등급만 표기하는 이유는 치열한 성적 경쟁을 막고 대학으로 하여금 학생부 위주의 대입 전형을 유도하기 위한 것.
대학이 수능성적 일변도로 뽑지 못하도록 아예 정보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9등급으로 나누는 것은 등급을 더 세분화하면 대학이 수능성적 위주의 선발방식을 그대로 유지, 학생부를 거들떠보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등급을 더 줄이면 변별력이 떨어져 '수능 무용론'이 나올 수 있으며 학생부 석차등급(9등급)과의 균형을 맞춘 것이라는 게 교육부 설명.
즉, 수능 응시자가 60만명이라고 가정하면 등급을 5개로 나누면 1등급이 6만명으로 '너무 많고' 15개로 나누면 1등급이 1만8천명으로 '너무 적으며' 9개로 나누면1등급은 2만4천명으로 '적당하다'는 주장이다.
외부와 차단된 채 한 곳에 모여 합숙을 하며 문제를 내던 '폐쇄형 출제방식'은'개방형 문제은행식'으로 바뀐다.
교육부는 2008학년도부터 문항공모제 등을 통해 탐구 등 일부 영역에 문제은행식을 시범 적용한 뒤 2010학년도 시험부터 모든 영역에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09년까지 최소 73명의 전담인력이 충원돼야 하고 영역별로 필요 문항수의 100배, 즉 12만문항 이상이 축적돼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은행식 출제 방식이 구축되면 2010학년도부터 연간 2회 시험을 치러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고 하루에 몽땅 치르는 시험도 이틀에 걸쳐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