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 태블릿PC 시장 1위 자리에 올라서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최근 판매 목표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 저가모델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삼성전자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태블릿PC 판매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관심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태블릿PC 판매량을 최대 6,500만대로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국내부문장과 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한 '글로벌전략 협의회'에서 보고했던 1억대 목표치에서 35% 가량 축소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요 협력업체에 부품 공급량을 조정하도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치 하향 조정이 시장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한다.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1·4분기 태블릿PC시장 점유율은 22.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은 신흥국의 저가 모델 수요에 힘입어 지난 1·4분기에 19%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83% 증가, 2011년, 2012년 같은 시기에 2배 이상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정체된 수준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올해 태블릿PC 출하량 목표를 지난해 4,200만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억대로 고집하기에는 무리인 상황이다.
특히 신흥국의 저가 모델 수요 확대에 따른 중저가 제품 위주의 시장 재편으로 대만·중국 등 신흥업체가 유리한 상황이다. 1분기 시장 성장세도 신흥국의 저가 모델 수요에 힘입은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라서 중저가 시장 공략에 나선 삼성전자에게 매출 목표 1억대는 부담이 큰 숫자다.
전문가들은 올해 판매량이 6,500만대를 밑돌 수도 있다고 본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전자의 태블릿PC 판매량이 당초 예상했던 7,000만대에서 6,500만대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추정하고 "이는 지난해 애플의 판매량(7,430만대)보다 적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판매 목표치 수정과 함께 변화된 시장 상황에 맞춘 특화전략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크기를 7인치에서 노트북 크기인 최대 13인치까지 다변화하고, 다음 달에는 3년 만에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매출액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 상승 추세만큼 매출액이 따라주지 않아 고민 중이다. 지난 1분기에 애플은 1,640만대, 삼성전자는 1,280만대로 판매량 격차는 크게 좁아졌지만, 매출액은 애플 75억9,440만달러(7조7,900억원), 삼성전자 34억2,270만달러(3조5,100억원)로 애플이 여전히 두 배 이상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