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키자와 다다시 후지쓰 사장(화제의 해외기업인)

◎판도바뀐 일 「컴」시장 인터넷 중심 재편/관련사업 매출 비중·연구개발비 늘려/사업구조개편으로 제조비용 30% 감축일 후지쓰(부사통)사의 세키자와 다다시(관택의·64)사장은 흔히 미 IBM의 루이 거스너회장에 비유된다. 거스너회장은 90년대초 미국의 컴퓨터 시장이 메인프레임에서 개인용컴퓨터(PC)로 대체되면서 부진에 허덕이던 IBM을 과감한 조직개편과 사업구조개혁으로 회생시킨 인물. 컴퓨터시장의 판도변화가 최근 일본에도 이어지면서 세키자와 역시 거스너식의 사업구조개편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키자와는 지난해까지도 후지쓰가 90년대초의 IBM처럼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지난 91년에서 93년 사이의 연속적자를 94년말 「후지쓰 쇼크」라 불리는 가격파괴전으로 돌파, 점유율 4위에서 2위(18%)로 도약한 자신감이 배어있었기 때문이다. 세키자와는 그러나 올초부터 일본시장에 불어닥친 「PC혁명」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일본경기가 회복되면서 메인프레임의 주고객이었던 기업들이 사내 컴퓨터망을 잇달아 PC로 변환해 나간 것. 메인프레임의 손실폭이 커지면서 순익은 지난해 6백30억엔에서 올해는 회사의 당초 예상치인 5백억달러를 훨신 밑도는 3백5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무용 소프트웨어와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의 일본판이 출시, 대응소프트웨어 개발을 서둘러야만 되는 처지에 몰렸다. 컴퓨터시장의 구조변화에 세키자와가 내놓은 이른바 「세키자와 비젼」의 중심축은 인터넷. 통신분야의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PC가 전화처럼 간이 휴대용물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PC를 상호 연결하는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생각때문이다. 이같은 변화의 핵심이 바로 인터넷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인터넷 관련 사업의 매출을 2년내에 그룹전체 매출의 30%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미 인터넷분야에 그룹전체 연구개발(R&D) 예산의 절반인 3천8백50억엔을 책정했다. 지난달 27일엔 인터넷시장의 확장에 대비, 휴대용단말기시장에의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조직 확장 및 사업구조의 변화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년간 일본기업으로서는 두드러질 정도로 4만여명의 인력을 감축한데 이어 올해에도 통신 및 인터넷쪽으로의 인력이동을 서두르기로 했다. 국내 PC제작비중을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아래 신형 PC는 대만에서 제작하고, PC의 주요부품 역시 동남아에서 들여와 비용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벌써 제조비용을 최대 30%까지 감축하는 효력을 나타내고 있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 1954년 후지쓰신기제조(후지쓰의 전신)에 입사한 세키자와는 86년부터 동일본지역의 영업총괄직에 부임하기전 20여년간을 기술직에만 몸담았다. 90년 사장 자리에 오른후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PC를 휴대, 정보수집에 열심이었던 세키자와. 사내에서는 그의 끈기와 정보력이 후지쓰가 맞고있는 어려움을 무난히 해결해주리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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