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부모 10쌍 가운데 6쌍은 자녀들과 떨어져 살고 있고 경제적 어려움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후생계 책임은 가족과 정부사회가 공동 분담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02년 가족ㆍ복지ㆍ노동 부문 사회통계조사` 결과 밝혀졌다. 조사는 지난해 9월 만 15세 이상의 국민 7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따로 사는 부모 급증=자녀와 같이 사는 부모는 42.7%에 불과한 반면 따로 사는 경우는 56.7%였다. 지난 98년 조사 때와 비교하면 `자녀와의 동거` 비중은 10%포인트가 줄어든 반면 별거 비중은 무려 11.8%포인트나 증가했다.
노부모가 생계를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는 46.3%로 98년에 비해 약 5%포인트 늘었다. 이는 핵가족화 현상이 뿌리를 내리면서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영했다. 특히 노부모 부양에 대한 책임 주체로는 `가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0.7%로 절대적으로 높았으나 `가족과 정부`가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응답비율도 18.2%에 달했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부모와의 관계, 형제자매 및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 등이 모두 98년보다 좋아졌다. 이는 생활여건이 나아지면서 가족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 높아져=우리 국민들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건강(44.9%), 경제(돈, 24.5%), 학업진학(7.4%) 등의 순이었다. 특히 경제문제에 대한 관심은 98년에 비해 감소한 반면 건강문제는 8.2%포인트나 높아져 건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건강문제(27.4%)보다는 경제적인 어려움(36.8%)에 훨씬 더 높은 관심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노인 취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고령화 추세가 진전됨에 따라 노후를 준비하는 세대주도 98년 53.3%에서 64.5%로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노후준비 방법으로는 공적연금(28.4%), 사적연금(15.9%) 등을 예ㆍ적금(13.6%)이나 퇴직금(2.3%)보다 선호했다.
◇직업 선택, 안정성 우선이지만 수입도 고려=직업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안정성(34.4%)이 꼽혔지만 그 비중은 98년에 비해 7.1%포인트나 낮아졌다. 반면 수입(21.5%)은 3.3%포인트 높아져 수입이 직장을 선택할 때 중요한 고려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이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10명 중 9명이 동의했고 가사에 관계없이 계속 취업(35.4%)하는 게 좋다는 인식이 늘어났다. 하지만 `결혼하기 전까지만 일해야 한다(5.2%)`는 보수적인 시각은 줄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