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당분간은 물가에 초점맞춰야"

■ IMF 연례협의 정책제언
하반기 급격한 물가상승 가능성…현시점선 인플레이션 제어부터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경제성장 전망치를 4.1%로 지난 4월에 비해 0.1%포인트 낮추면서도 “당장의 거시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가 좋지 않아 성장에 무게를 둔 거시정책을 펼쳐야 맞지만 현재의 한국경제는 성장보다는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IMF는 더 나아가 “지속적이고 강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목표 범위에 ‘확실히’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연간 4.1% 성장치는 하반기에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는 전망”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단기외채에 대해서는 “주시해야 하지만 10년 전의 외환위기 때와는 달라 관련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IMF는 24일 기획재정부ㆍ한국은행ㆍ금융위원회 등과의 연례협의 후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IMF는 먼저 올해의 한국경제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IMF는 “수출이 탄력성을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투자를 제약하는데다 세계적인 식량ㆍ연료 가격급등이 소비를 압박해 급격한 물가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4ㆍ4분기의 경제성장률을 2.6%로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IMF는 그러나 내수 완화와 원자재 가격안정이 올해 후반에 인플레이션을 둔화시켜 내년 중반기 이후부터는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IMF는 내년 4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5.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거시정책은 인플레이션 제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럴드 시프 IMF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은 “거시경제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경제성장률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지금 IMF에서 진단하기로는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IMF는 “거시경제 정책은 당분간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특히 앞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MF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4.3%로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내년의 국내 물가상승률을 3.1%로 제시하는 등 인플레이션은 하반기 이후 완만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된 뒤 경제가 약한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더 수용적인 거시정책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금리인하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환율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평은 꺼린 채 “환율이 유연하게 오르고 내릴 수 있게 한 상태에서 정부가 꼭 필요할 때만 개입하고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한국의 금융시스템에 대해서는 “여전히 건전한(healthy)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중소기업 여신 등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국제적인 경험을 고려할 때 강화된 위기관리 계획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단기 외채와 관련, “가파르게 증가해 주시해야 하지만 10년 전 위기상황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관련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감세 계획은 고령화와 관련된 장기적 재정압박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광범위한 조세개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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