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악화되면서 순이익 부풀리기 등을 위한 기업들의 분식회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금융감독원은 4일 지난해 75건의 상장사 감사보고서를 감리한 결과 이중 48%에 달하는 36건에서 재고자산, 매출채권, 고정자산 과대계상 등 각종 분식회계 사례가 적발돼 감리지적비율이 96년 13.9%, 97년 27%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또 공인회계사회에서 실시하는 비상장법인 감리도 270건중 42건에서 부실회계가 발견돼 적발비율이 96년 6.5%, 97년 6.7% 의 2배가 넘는 15.6%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올해 감리제도 운영방향과 관련, 분식회계 혐의가 있거나 은행연합회 여신자료와 재무제표상 차입금의 차이가 많은 법인을 선정해 특별감리(기획감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부실 외부감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지난 96년 이후 중단돼온 회계법인에 대한 특별검사(조직감리)를 매년 회계법인의 50%를 대상으로 격년제로 실시키로 했다. 이와 함께 부실감사를 한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는 고발, 감사인 지정제한, 손해배상기금 추가적립 등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감리란 기업의 결산자료등에 대해 회계법인이 작성한 감사보고서의 적정한 작성여부를 살피는 것으로 감사보고서 감리와 회계법인 검사에 해당하는 조직감리로 나뉜다. 상장사 감리종류별 분식회계 지적비율은 문제기업에 대한 특별감리는 100%, 공개예정기업에 대한 수시감리는 25%였으며 상장기업을 무작위로 선정해 실시하는 일반감리는 34%로 나타나 결국 상장사 3곳중 한곳은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별감리대상 법인은 신세기투신, 삼성전자, 삼성물산, 한국개발리스, 한국타이어, 아시아자동차공업, 고려화학, 풀무원, 대한전선, 대한제분, 한보철강, 기아자동차, 대영포장, 기산, 핵심텔레텍, 쌍용제지등 16개사이다. 상장사 감리에서 지적된 분식회계 유형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용에 대한 주석미기재가 가장 많고 이밖에 자산을 과대계상하거나 부채를 과소계상한 사례가 빈번히 적발됐다고 금감원은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기아자동차를 감리한 청운회계법인과 아시아자동차를 감리한 산동회계법인에 대해 2년간 감사인 지정제한등 총 24회의 회계법인 징계조치를 비롯, 공인회계사 107명, 기업 116사에 대한 징계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식회계 적발비율의 상승과 함께 당기순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유형이 다수 적발돼 전반적으로 분식회계의 정도가 극심해졌다』며 『이는 경기침체에 따라 급격히 영업실적이 악화된 것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의식.정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