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가 급속히 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5일 보도했다.
사스에 따른 혼란이 확산되면서 신제품 생산 등에 차질이 빚어지자 생산 거점을 베트남 등 사스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은 지역으로의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저널에 따르면 월-마트와 EDS,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은 그 동안 사스 위험지역에 대한 여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대신 화상회의ㆍ전화 등을 통해 하청업체 및 직원ㆍ고객들과 접촉해 왔다. 문제는 본사 직원의 현지 방문이 장기간 제한되면서 신제품 출시 지연 등 직접적인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
광둥성의 아디다스 지역 책임자 호르스트 슈태프는 “지금까지 사스는 다소 불편한 문제에 불과했으나 사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제품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면서 “내달 중순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다면 일부 생산시설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종업원 8,000명을 거느린 의류업체 켈우드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프빈 켈우드 회장은 이와 관련 “단기간에 사스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없을 경우 글로벌 생산 시스템을 다시 짠다는 비상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사스의 확산속도가 지금보다 빨라질 경우 관공서 등이 업무 중단에 나서면서 생산활동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할 상황이다.
중국외 아시아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던 주요 전시회도 잇따라 취소되면서 해외자본 유치 등 이 지역 관련 업체의 사업계획 역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퀄컴과 노텔, 루슨트테크놀로지, 지멘스 등은 오는 6월 9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차세대 이동전화 전시회인 `홍콩 3G 세계회의`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6월 17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 최대 전기통신 전시회인 `커뮤닉아시아 2003`도 다음주 연기 여 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은 24일 동아시아 경제가 사스로 인해 최소한 165억달러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이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0.7% 가량 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