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의 각종 실물경제지표들은 매우 고무적이다.외환위기이후 지겹도록 마이너스행진을 지속하던 소비·투자지표가 올들어 플러스로 돌아서는 조짐을 보이더니 지난 4월 들어서는 일제히 경기회복세를 낙관할 수 있을 정도의 파란불을 켰다.
도소매판매, 내수재출하등 소비와 설비투자, 국내건설수주등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것도 4월이고 은행대출금리가 지난 95년 12월이후 첫 한자릿 수를 기록한 때도 4월이다.
국책경제연구소들과 민간경제연구소들은 4월 경제동향이 집계되기 전부터 앞다퉈 올 경제성장률을 상향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31일 산자부가 발표한 산업단지의 4월 공장가동률 80%대 진입은 바닥경기도 서서히 덥혀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경제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공단경기 되살아나고 있다= 산자부가 집계한 지난 4월의 전국 21개 공단 가동률은 80.0%다. 전국 공단가동률이 80%대를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가 닥친 지난 97년11월 80.3%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숨죽이고 있던 공단이 통계 수치가 시사하는 것처럼 되살아나고 있는 것일까.
아직 본격적인 호황을 예단하긴 어려우나 분명 활기가 느껴진다.
지난해 하반기를 고비로 정상적인 호흡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산자부의 공단가동 실태에 따르면 지난 4월 21개 전국공단의 입주회사는 총 9,321개사로 전월대비 106개사가 늘어났다. 가동업체도 7,870개사로 71개사가 증가했다. 잇따른 부도와 휴폐업으로 몸살을 앓았었던 지난해와는 크게 대조적인 모습이다.
공장의 기계가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생산과 수출도 증가세를 타고 있다.
4월 생산액은 10조8,388억원으로 지난해 4월대비 14%가 증가했으며, 수출도 올들어 4월까지의 누계가 155억6,400만달러로 전년누계대비 5.5%가 늘어났다.
반월공단에 위치한 부품업체 케드콤의 이종광(李鍾光)이사는 『IMF 피해가 전국 공단중 가장 심했으나 올들어 공단경기가 좋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MF직격탄을 맞아 지난해초 부도를 냈다가 화의를 신청했던 인천 남동공단의 자동차시트업체 A사도 최근들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A사의 관계자는 『공단침체 여파로 한때 썰렁했던 인근 송도유흥가도 붐비고 있다』고 전했다.
공단관계자들은 그러나 『아직은 회복 초기단계로 보여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정부의 저금리정책과 경기부양책이 더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단별 가동실태= 석유화학업체가 밀집된 여천공단은 가동률 96.4%를 기록할 정도로 풀가동상태다. 생산은 정유및 석유화학제품의 내수회복에 힘입어 소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울산공단도 자동차부문의 신차종 수출확대와 조선경기 회복세 등을 발판으로 81.5%의 높은 가동률을 나타냈다.
89.8%의 가동률을 기록한 구미공단은 생산과 수출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자업종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구미공단의 4월생산은 1조9,96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9%가 급증했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이 많이 몰려있는 반월, 시화공단을 비롯 구로, 남동공단등 북부지역공단의 가동률도 지난해 60%대에서 70%대로 부쩍 높아졌다. /박동석 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