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오는 9월부터 마약거래와 매춘으로 올린 수입을 국내총생산(GDP)에 포함하기로 함에 따라 영국 경제규모가 100억파운드(약 17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9월부터 마약거래와 매춘이 공식 경제통계로 잡히면 영국의 GDP 규모가 5%가량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앞서 유럽 국가들이 합의한 새 통계지침에 따른 것으로 유럽에서는 이미 많은 국가들이 마약과 매춘 수입을 GDP에 포함하고 있다. 지난 22일 이탈리아 통계청은 코카인 판매와 매춘 수입을 GDP에 합하기로 했으며 에스토니아·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 등도 대열에 합류했다.

영국통계청(ONS)이 이날 처음으로 산출한 마약과 매춘 통계치(2009년 기준)에 따르면 불법 마약거래와 매춘으로 인한 GDP 확대규모는 각각 44억파운드(약 7조5,000억원)와 53억파운드에 달한다. ONS는 이 밖에 자선단체와 같은 비영리기관의 수입과 자가주택 건설비용 등이 포함되는 새로운 통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2009년 GDP가 이전보다 약 330억파운드, 2.3% 늘어나게 된다고 추산했다.

조 그라이스 ONS 수석 경제고문은 "경제가 발전하고 진화하는 것처럼 경제를 측정하기 위한 통계도 날로 발전한다"며 "전 세계적인 개선 추세에 맞춰 정확한 경제통계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다만 불법적인 마약거래와 매춘을 집계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ONS도 관련 통계가 한정된 근거를 기준으로 추론한 수치인데다 축적된 자료가 부족해 분석과정에 취약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