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단일화의 최대 격전지인 호남의 한 종교행사에서 만났다. 문 후보는 단일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안 후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두 후보는 4일 전북 익산시 원불교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개최된 제14대 장응철 종법사 취임식에 참석했다. 두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두 차례 자리를 같이한 적은 있으나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 앞서 접견실에서 만난 두 후보는 장 종법사가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의 손을 끌어 한데 모으자 함께 포즈를 취했다.
접견실에 모인 참석자들이 "(종법원장이) 단일화를 중재하는 것 같다"고 하자 문 후보는 "단일화를 이루라는 뜻"이라며 화답했으나 안 후보는 미소만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 후보는 "이렇게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국민이 좋아한다. 좋은 자리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행사장에서 앞줄에 나란히 앉아 종교를 화두로 1분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안 후보는 "외가가 독실한 불교신자이고 처가는 독실한 가톨릭이다. 저는 (종교가) 없다"고 했고 문 후보는 "저희 집안은 처가까지 모두 가톨릭"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에 단일화 논의를 재차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안 후보 측 주장대로 10일 이후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면 가치연합, 단일화방식 합의, TV토론 등을 10일 남짓한 기간에 끝내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며 "단일화를 위한 대화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행사 직후 익산역 광장에서 택시기사들을 만나 민심을 듣는 자리를 가졌으며 이날부터 제2차 전국 순회를 시작한 안 후보도 이틀 일정으로 전북ㆍ전남ㆍ광주 등 호남을 누빈다. 호남에서는 최근 문ㆍ안 두 후보의 지지세에 다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선거 초반에는 안 후보가 15%포인트가량 앞섰으나 최근에는 문 후보의 지지세가 확산되는 반면 안 후보의 지지세는 주춤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