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연방 공습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폭격에 대해 유고연방이 즉각적인 대응을 삼가하고 있고 양측간에 언제든지 협상 가능성이 남아 있어 국제 금융시장이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나토의 폭격이 임박해지면서 지난 23일 큰 폭으로 하락했던 세계 주가는 폭격 소식이 전해진 24일 도리어 반등세로 돌아섰고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상승세를 보이던 유가도 소폭 하락하는 등 국제 원자재시장도 안정세를 나타냈다.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나토의 공습이 시작된 24일 4.99포인트가 하락한 9,666.84를 기록했고 첨단기술 주식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2,365.28로 42.44포인트가 올라 코소보 사태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골드만 삭스사의 전략가 애비 조셉 코헨은 『연말 다우존스 지수가 1만 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딜러들의 낙관적인 발언이 투자자들을 더욱 안심시켰다.
일본 도쿄증시에서도 24일 503.63포인트(3.14%) 하락했던 닛케이 지수가 25일 470.57포인트(3.03%) 오른 1만5,986.04로 반등했고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도 이날 오전 123.77포인트(1.2%)가 오른 1만835.11포인트를 기록했다.
또 외환시장에서도 기축 통화인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2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17.5~118.2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시장(118.09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유로화도 공습개시 전인 23일 1.0912달러에서 24일 1.0884달러로 소폭 하락한 이후 이날 1.088달러에 거래돼 안정세를 유지했다.
최근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로 큰 폭으로 올랐던 국제유가는 나토 공습에도 불구하고 하향 안정세를 지속했다. 24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5월과 6월에 인도되는 원유의 선물가격이 각각 전날보다 4센트, 3센트 하락한 배럴당 15.30달러, 15.38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나토의 유고 공습이 단기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점차 부정적인 영향이 가시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가 나토의 유고공습에 항의, 방미를 취소함에 따라 23일로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와의 워싱턴 회의가 전격 취소되는 등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몰리고 있는 러시아 문제가 다시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는 이날 프리마코프의 방미 취소의 영향으로 비공식거래에서 지난해 8월 평가절하 조치를 취한 이후 가장 낮은 달러당 26루블까지 폭락했다.
한편 나토의 유고연방 공습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자원부는 이날 분쟁지역인 코소보 자치주는 물론 유고연방인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공화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한-유고 양국간 무역 규모는 수출 1,440만달러, 수입 320만달러 등 1,760만달러에 불과해 국내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