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車 '빅3' 15년만에 동반적자

지난해 GM등 3社 사상최악 경영실적 기록
포드는 구조조정 불구 北美점유율 4위 추락 위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계 ‘빅3’가 15년 만에 동반적자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사상 최악의 경영실적을 냈다. 특히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올들어 잇따라 북미공장 증설과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발표하며 해외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태세여서 한 때 세계 자동차산업을 제패했던 ‘빅3’의 노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현지시간) 포드차가 지난해 창사 이후 103년 만에 최대 규모인 12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빅3가 모두 연간 적자를 기록하기는 지난 91년 이후 처음이다. 포드는 북미 자동차사업 부진에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 비용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4ㆍ4분기에만 57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연간으로는 127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는 GM이 2005년 기록한 적자규모 106억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 주 실적발표를 계획했다 회계문제로 발표를 연기한 GM과 크라이슬러도 한계사업정리 및 공장폐쇄, 인력조정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자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빅3중 포드의 쇠락이 가장 눈에 띈다. 포드차는 지난해 보잉 최고경영자(CEO)였던 앨런 멀럴리를 영입해 북미공장 16곳을 폐쇄하고 최대 4만4,000명을 감원하는 새로운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태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90년대 후반 시장점유율이 25%에 달했던 포드차의 북미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7.5%로 크게 감소했고 올해는 14%까지 떨어져 도요타에게 2위 자리를 내주는 것은 물론 크라이슬러에 이어 4위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채가 이미 정크본드에 편입된 GM과 크라이슬러도 종업원 의료부담 경감을 위해 조기퇴직을 유도하고, 부실 사업부를 정리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안간 힘을 쏟고 있지만 사정은 별반 나아진 것이 없다. 월가 전문가들은 빅3가 현금동원 능력이 있고 다른 사업부를 매각할 여유도 있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회계문제를 이유로 실적발표를 연기하는 일들이 벌어진다면 기업신용이 훼손되는 위기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과거 구태의연한 빅3의 영업전략도 뭇매를 맞고 있다. WSJ는 “부품공급 업체에게 가격인하를 강요하고 자동차 딜러에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막대한 물량을 안기며 밀어내기식 영업으로 재미를 봤지만 이러한 전략들이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빅3는 새로운 혁신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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