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후세인보다 부시입에 비중

이라크 "사찰수용" 불구 美 "공격불가피"에 공감 뉴욕 월가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말에 따라 투자 포지션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가 11년 동안 국제사회를 속여왔으며, 이번 제안이 군사 행동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술일"이라고 규정하자, 뉴욕 금융시장이 전쟁 시나리오로 투자전략을 급선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금융시장은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 아래 ▲ 주가 하락 ▲ 달러 강세 ▲ 미국 국채(TB) 상승 ▲ 유가 재상승의 반응을 보였다. 17일 뉴욕 증시는 개장초 이라크의 핵사찰 수용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백악관을 공식 논평이 나오자 헤지펀드들이 숏커버링 포지션에서 숏세일(공매도) 포지션으로 빠르게 전환,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프루덴셜 증권의 투자전략가 에드워드 야데니는 투자보고서에서 "미국 금융시장이 전쟁의 안개에 휩싸여 있다"면서 주가 회복이 3개월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전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물거품이 되자, 뉴욕 월가 투자자들은 기업 수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JP 모건 체이스는 통신산업과 남미에 대한 대출 회수가 어려워 이번 분기에 목표보다 크게 떨어진 실적을 낼 것이라고 경고했고, 오러클도 이번 분기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33% 하락, 7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맥도널드도 수익이 나쁘다고 발표, 주가가 하루에 무려 13% 폭락했으며, K마트도 분기에 3억7,7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믿음은 외환시장에 곧바로 나타나 달러 강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전쟁이 나면 강대국으로 자본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일본이 통화 증발을 통해 엔화 약세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맞물리면서 지난달에 한때 1달러당 115엔까지 하락했던 달러 가치는 최근 122엔대까지 치솟았다 외환 딜러들은 조만간 1달러당 126엔대까지 달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라크의 유화적 입장 발표 직후에 5% 급락했지만, 백악관발 뉴스가 발표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 3% 하락에 그쳤고, 여전히 배럴당 2~4달러의 전쟁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고의 인기 상품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금융상품으로 알려진 미국 국채(TB)다. TB 시장이 거품이 형성되고 있고, 더 이상 오를수 없다는 분석가들의 지적에도 불구, 주문이 밀려 10년만기 TB 수익률이 4% 아래로 떨어진지 2주일만에 3.85%까지 떨어졌다. TB 수익률은 4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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