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올스톱 위기

건설업체의 원자재 비축 분이 바닥나고 있다. 하루ㆍ이틀 공사가 중단되는 건설현장도 속출하는 등 원자재 대란에 따른 공사중단의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원자재 품귀현상이 한달 만 지속되더라도 대규모 공사중단 사태가 날 것”이라며 대책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8일 국내 대형건설업체의 자재 임원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원자재 수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자재 비축 분이 1개월(3월분) 정도에 불과했다. 또 초기단계 사업장의 경우 철근이 없어 1~3일 정도 공사가 중단됐다 다시 재개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8일 현재 자재 비축 분이 다 소진된 상태다. 3월까지는 그럭저럭 버틸 수 있으나 다음달부터는 공사속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동부건설도 예외는 아니다. 공사현장이 80여 곳에 달하는 데 현재 보유물량은 3월이면 다 소요된다. 이 회사 신일승 부사장은 “보유 물량은 이번 달이면 다 소진된다”며 “자재부서 전 직원이 뛰어도 물량 확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70여 곳의 공사현장을 갖고 있는 금호건설도 비축물량이 1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이 회사 김재철 상무는 “철근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며 “현재로선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LG건설도 평상시엔 재고물량을 15일치를 두고 운영했으나 현재는 1~2일 정도의 물량으로 70여 곳의 사업장에 자재를 대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의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는 현장도 속출하고 있다. 철근 소요량이 많은 아파트 사업장에서 이런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게 자재부서 임원 및 실무진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A사의 경우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철근이 없어 2~3일 정도 공사를 쉬었다 재개하는 등의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이 회사 뿐 아니라 다른 업체 역시 공사 초기단계에 있는 아파트 사업장의 경우 자재부족으로 인해 `중단ㆍ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10년간 자재업무만 담당했다는 C사의 자재담당 K 팀장은 “철근, 강재, 모래 등의 순으로 비축물량이 거의 없다고 보고, 현 자재파동은 과거 때와 확연히 다르다”며 “1년 아닌 1~2달만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건설시장은 사실상 초토화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