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퇴진 등의 내용을 담은 삼성그룹 쇄신안의 충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가 ‘놀라운 움직임’이라고 보도한 데서도 쇄신안이 파격적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앞으로 삼성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끝내고 쇄신안의 파장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 등 기업풍토 개선과 반기업 정서 해소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도록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
삼성그룹은 ‘오너 경영’과 ‘시스템 경영’이 맞물려 돌아가는 경영체제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경영의 한 축이었던 오너가 물러남에 따라 삼성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비슷한 경영구조를 가진 타 재벌기업도 삼성의 쇄신안을 거울 삼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더 이상 과거의 관행과 관습이 낳은 ‘부작용’이라고 둘러댈 수 없는 시대가 됐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업하기 어렵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투명경영과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라는 뜻으로 삼성의 쇄신안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윤리경영이나 투명경영이라는 말잔치만으로 시대적 요구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삼성의 아픔을 스스로의 아픔으로 여기고 국제기준에 맞는 경영체제를 바탕으로 기술개발 등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서 앞서나가려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국민도 삼성의 쇄신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소모적 논쟁을 그만둬야 한다. 한국 경제를 선두에서 이끈 삼성의 경영공백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렵다. 이미 일본 기업은 삼성의 불행을 계기로 삼성 추월을 다짐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의 위축은 전기업의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삼성이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성원해야 한다.
정부도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등 삼성의 쇄신안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도록 노력을 아껴서는 안 된다. 삼성의 쇄신노력을 우리 기업이 투명하고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삼성 쇄신안이 기업풍토와 반기업 정서도 쇄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