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FRB 이사, 돌연 사임 표명


그 동안 추가 양적 완화 정책에 문제 제기를 해왔던 케빈 워시(40ㆍ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가 돌연 사임 의사를 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시 이사는 1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내 올해 3월 말 FRB 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워시 이사는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FRB 사상 최연소 이사로 임명된 인물로 임기가 2018년 1월까지로 앞으로 7년이 더 남아 있다. 스탠포드 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그는 명품 화장품으로 유명한 에스티 로더 창업자의 손녀인 제인 로더의 남편이다. 워시 이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습 과정에서 버냉키 의장의 측근 참모 역할을 하면서 도널드 콘버전 연준 이사회 부의장,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과 함께 버냉키의 ‘이너서클’ 핵심 멤버로도 활동했지만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와 강연 등을 통해 추가 양적 완화는 인플레이션 촉발 가능성 등 상당한 위험이 있다는 견해를 밝혀 주목을 끌었다. 워시의 사임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양적 완화 정책을 계속 고수해야 한다는 버냉키 의장과의 견해차가 사임 배경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매파 성향의 워시 이사는 양적 완화 정책을 놓고 버냉키 의장과 견해를 달리하기는 했지만 그가 공화당 정계인사들과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사임은 버냉키 의장의 대(對)의회 교섭력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7명이 정원인 FRB 이사회는 현재 1명이 공석인 상태인 가운데 워시 의사가 중도 하차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2명의 이사를 새로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공석인 이사 자리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다이아몬드 MIT 교수를 연준 이사로 임명했으나 의회의 인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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