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평화적 핵이용’ 수용?
힐 ‘연구용 원자로는 양보’ 시사李차장 “美협상-실제태도 달라”
김병기 기자 b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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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러 전력협력 심층 논의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에 대한 한ㆍ미간 의견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재개될 제4차 6자 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포괄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18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해 미국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협상에서 나타나는 태도와 실제 태도가 같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겉으로는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을 반대하고 있지만 실제 협상에 임할 때는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이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차장은 이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북한이 핵 폐기하고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하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의 평화적 핵 보유에 대한 한ㆍ미간 이견 여부를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북의 핵 보유 (문제)에 대해 한ㆍ미간 이견은 없다”고 전제한 뒤 “여러 조건이 충족되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면서도 “미국의 입장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말할 상황이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ㆍ미간 의견을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에서 “전력을 제외한 의약과 농업ㆍ산업 분야에서 북한의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에 대해서는 (북ㆍ미간에)양해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연구용 원자로 보유를 양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군사적 전용 가능성을 우려해 북한이 어떤 형태의 원자로도 보유하게 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연구용 원자로는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로와 똑같이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하지만 규모가 훨씬 작기 때문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 양산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력시간 : 2005/08/18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