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깨는 기업공개시장… 공모주 펀드 활기띤다

이노션·롯데정보통신 등 중형급 알짜배기 기업
연내 줄줄이 상장 계획
이스트스프링운용 등 관련 상품 출시 잇달아
하이일드펀드도 인기



한동안 뜸했던 기업공개(IPO)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IPO 열풍을 일으켰던 제일모직과 같은 대어급은 없지만 2·4분기 현대차그룹 계열 광고사인 이노션을 시작으로 롯데정보통신·네이처리퍼블릭 등 중형급 IPO가 연내에 줄줄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는 연내에 100개 정도의 기업을 상장시킬 계획이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6일 국공채·우량채권·국내주식·공모주에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인컴플러스20증권펀드'를 출시했다. 이스트스프링인컴플러스20증권펀드는 채권과 주식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수익과 자본 차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반 펀드와 유사하지만 공모주에도 최대 20%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병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를 확보할 수 있는 투자전략이 중요하다"며 "공모주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유리자산운용은 최근 '유리고배당&공모주30펀드'를 출시했다.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고배당주와 공모주에 30% 이하의 비중으로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박현철 유리자산운용 대표는 "이 펀드는 IPO 시 수요예측에 적극 참여 추가 수익을 추구한다"며 "배당·자본차익·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어 초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대안상품"이라고 소개했다.

공모주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지난달 6일 출시된 'LS공모주플러스(채권혼합)펀드'는 한 달 만에 5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조4,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인기를 끈 셈이다.

공모주 투자 상품인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도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는 전체 자산 중 60% 이상을 국내채권에 투자하고 채권 중 30% 이상을 비우량채권(BBB+이하) 이나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면 분리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펀드다. 조건을 충족할 경우 10%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도 주어진다. 지난해 공모주 우선 배정을 노린 투자자들이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 쏠리면서 일부 펀드는 자금을 더 이상 받지 않는 '소프트클로징'을 단행할 정도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 3일까지 1,627억원의 자금이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로 순유입됐다. 상장 이후 3개월간의 보호예수 기간이 지난 뒤 펀드에서 대거 환매 물량이 발생한 탓에 1월 488억원이 순유출되기도 했지만 2월부터는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2월(161억원)에 불과하던 순유입액은 지난달 1,515억원까지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가 하이일드채권을 50% 이상 담거나 코넥스 주식을 1% 이상 담으면 공모주를 추가로 우선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어서 투자 자금 유입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속속 나오는 것은 2·4분기부터 IPO 시장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 광고사인 이노션이 상장 작업에 본격 착수하고 공룡벤처기업인 옐로모바일이 국내외 상장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IPO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3월27일 이노션이 유가증권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혀 이노션의 2·4분기 상장 기대감이 불거지고 있다. 이밖에 롯데정보통신·LIG넥스원·네이처리퍼블릭·제주항공 등도 연내 상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공모주 상품의 기대수익률을 지난해보다 다소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상장하는 기업들이 지난해 삼성SDS나 제일모직만큼의 초대어급은 아니기 때문에 수익률도 지난해 대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시중금리+알파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고 싶은 투자자라면 가입할 만한 상품"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