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PT 탈퇴쇼크 증시 영향 제한적일듯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으로 주식시장의 반등에 제동이 걸리면서 앞으로의 영향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전일 5,000여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은 10일 1,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증권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NPT탈퇴선언이 일시적으로 심리적 충격을 줄 수도 있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미국 증시 반등에 힘입어 개장초 전일보다 12포인트 이상 오르는 강세로 출발했다가 북한의 NPT 탈퇴선언이 나오면서 급락세로 반전, 11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안정을 되찾으면서 낙폭을 줄였다. 종가는 전일보다 2.04포인트(0.32%) 하락한 628.36포인트로 마감했다. 장중 20포인트 이상의 변동성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 낙폭은 예상보다 작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과거 93~94년 북한 핵위기 사태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탈퇴 선언이 증시에 미치는 직접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600선을 깨고 내려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93~94년은 대세상승기여서 충격이 거의 없었지만 이번에는 세계경기 침체 상황에서 이라크전쟁 위험까지 맞물려 있어 NPT탈퇴 선언은 증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93~94년 북핵 위기 때처럼 충격 제한적일 듯=전문가들은 북한의 NPT탈퇴선언으로 북한 핵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지만 과거의 사례로 볼 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지난 93~94년 북핵 위기 때의 주가동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3년 북한이 NPT 탈퇴를 선언했던 당일 증시는 전일보다 오히려 12.9포인트(2.10%) 상승했고 그 다음날에도 6.68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94년 6월14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했을 때도 당일과 그 다음날 각각 2.1%, 1.4% 하락하는 데 그치고 곧바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북한이 NPT탈퇴를 선언했지만 미국과 북한은 여전히 협상과정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현재의 상황이 지난해말 627포인트까지 떨어졌을 때보다는 심각성이 덜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개인이 973억원을 매도하면서 장중 변동폭이 컸지만 과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외국인은 순매수한 것도 NPT탈퇴 영향이 제한적일 가능성을 반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외국인은 이날 새로운 악재가 나왔지만 524억원을 순매수했다. ◇증시주변상황이 나빠 부담 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하지만 대외변수가 93~94년 당시보다 악화된 상황이어서 예상외로 여파가 클 수도 있다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전쟁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데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우려감, 고유가와 달러화 약세 등 곳곳에 암초가 널려 있어 자칫 북핵위기가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핵위기가 지난 93~94년과 같은 위기의 상황으로 전개된다면 단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15% 정도 추가로 하락해 560~570선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김승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북한이 NPT탈퇴를 선언하는 것은 북핵문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핵문제가 연출하는 불확실성이 증시에 적지 않은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 단기지지선 610포인트=전문가들은 일단 종합주가지수가 610선에서 단기 지지선을 확보할 수 있는 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지수대는 지난해 12월말 북핵위기가 처음 발생했을 당시 최악의 상황을 반영한 지수대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위기가 앞으로 장세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주가하락을 저점매수의 기회로 삼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중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지수가 추가하락 한다면 단기적인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