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나 가족보다 친구들에게 좀 더 쉽게 마음의 문을 여는 청소년기의 특성을 감안하면 아이들의 문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박상진 사장(43ㆍ사진)은 또래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최초의 의사출신 최고경영자(CEO)인 박 사장은 2010년 취임 직후부터 청소년 자살예방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왔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2011년부터 한국자살예방협회와 청소년 또래 생명지킴이를 양성하는 자살예방 교육 '세이프톡(safe TALK)'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세이프톡'은 ▦자살에 대한 생각 말하기(Tell)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기(Ask) ▦자살 위험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기(Listen) ▦전문가에게 연계시켜 안전 유지하기(Keep safe) 등 자살예방의 4단계를 의미한다.
세이프톡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동영상 자료 시청, 워크북, 역할극 실습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자살 위험에 처한 친구를 발견하고 올바르게 대응하며 자살예방 전문가에게 안전하게 연결시키는 과정을 배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지난해 14회의 세이프톡 교육을 진행했고 2011년 하반기부터 2012년까지 총 502명의 교육생을 배출했으며 올해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박 사장은 "청소년 자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정신력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놀랐다"며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성장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혼란뿐만 아니라 대학입시로 인한 성적 압박감, 또래집단에서 겪는 따돌림, 학교폭력 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매우 크지만 아이들이 고민거리를 마음 편히 털어놓고 해결할 상담창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소년 생명지킴이를 양성해 또래친구 가운데 자살을 고민하는 친구가 있는지 살피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친구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이끌 수 있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자살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경우 1980년대부터 청소년 생명지킴이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살예방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청소년 또래문화의 이해를 통한 자살예방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 박 사장의 설명이다.
박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을 돕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도와야 할지 어떻게 자살 시그널을 발견할 수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이미 우리는 구할 수도 있었던, 너무 많은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며 "앞으로도 국내 청소년의 정신건강 증진과 청소년 자살예방 전문가 양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