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9일 새벽 한때 혈압이 떨어지는 등 건강상태가 악화됐다가 병원 측의 집중 치료로 정상을 되찾았다. 김 전 대통령 가족과 병원 측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 전 대통령 측근인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이날 오전11시10분께 브리핑에서 “오전 0시께부터 김 전 대통령의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정상범위를 벗어났지만 현재는 두 수치 모두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이어 “김 전 대통령은 현재 의식은 있으나 잠을 많이 주무시는 편”이라며 “병원에서 치료를 위해 잠을 많이 자게 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 가족과 병원 측은 그러나 상태를 예의주시하며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 이희호 여사는 20층 VIP대기실과 9층 중환자실을 오가며 김 전 대통령을 간호했고 권노갑 전 의원 등 동교동계 핵심 관계자들도 20층 VIP대기실에 모여 상황을 지켜봤다. 또 박창일 연세의료원장 등 병원 주요 관계자들 역시 중환자실을 수시로 드나들며 비상체제를 갖추고 있다.
한편 지난 7월23일 폐색전증이 나타나 일반 병실에서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진 김 전 대통령은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