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금 낼 돈으로 동창회 기금 5,000만원 쾌척

노태우 전 대통령 부부, 생가엔 동상까지 세워

추징금 285억원을 미납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생가에 동상을 세우고 부인은 모교 동창회에 5,000만원의 역사관 건립기금을 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5일 경북여고 총동창회 등에 따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동창회 고문인 김옥숙 여사는 지난 4월 열린 동창회에서 경북여고 역사관 건립기금으로 5,000만원을 기탁했다. 내년 개교 85주년을 앞두고 동문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역사관 건립기금 모금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김 여사는 이와 별도로 지난달 22일 아들 노재헌씨와 함께 대구 동구 신용동 생가 마당 한쪽에 실물 크기의 노 전 대통령 동상을 설치했다. 받침대 앞면에는 '제13대 노태우 대통령'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법원에서 2,629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으며 검찰은 지난해 말 노씨의 나라종금 배당금 3,607만여원을 수령하는 등 총 2,344억여원(89.2%)을 환수했다. 한편 같은 시기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환수율이 지난해 11월18일 현재 24.2%(약 533억원)에 그쳐 고액 미납자 3위(1,672억원)에 올라 있다. 2008년 3월 4만7,000원을 낸 이후 지난해까지 한 푼의 추징금도 더 내지 않은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전씨 가족들은 재산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건물을 가진 장남 재국씨는 2004년을 기점으로 경기도 연천에 땅 1만8,000여평을, 차남 재용씨는 2009년 중순 서울 이태원동의 고급빌라를, 삼남 재만씨는 올해 초 한남동의 빌딩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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