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와 자원 확보는 국가경쟁력과 성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안정적인 자원 확보는 경제적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
최근 해외자원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일부에서는 해외자원 개발을 ‘대박 좇는 투기’라거나 ‘한때의 유행’으로 왜곡, 평가 절하한다. 실제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ㆍ기술력 없이 투자에 나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도 있어 세간의 오해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원 개발은 요행을 좇는 산업이 아닌 첨단기술산업이다.
우리나라의 해외 유전 개발은 지난 1979년 시작됐다. 1990년대 중반까지 자원 개발에 대한 정보ㆍ경험ㆍ전문가가 부족했다. 정부와 대기업이 나섰지만 성공률이 크게 낮아 ‘요행을 바라는 위험한 사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달라졌다. 실패를 통해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고 전문가가 양성되면서 전세계의 크고 작은 수많은 석유회사들이 최첨단 과학기술과 포트폴리오 투자를 통해 위험은 낮추고 수익은 높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 수많은 유전지대에 석유 프로젝트 투자가 진행 중이거나 투자 대기 중이다. 프로젝트별로 기술적 위험도와 투자 규모가 다르고 회수율도 차이가 난다.
이 중 기술적 위험도는 해당지역에 대해 얼마나 많은 지하정보를 얻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지하정보가 풍부할수록 프로젝트의 위험도가 낮아진다. 땅 위에서 땅속 정보를 얻기 위해 최첨단기술을 동원한다. 수천m 땅속의 정보를 얻거나 석유를 시추하는 기술은 경이로울 정도다. 자원 개발은 이처럼 요행이 아닌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필요로 한다. 지금도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자원 개발의 또 다른 성공 요소는 지역별 전문화와 현지화 전략이다. 자원 부국들의 자원민족주의와 메이저 회사들의 시장 독과점으로 자원 개발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현지 사정에 어두운 회사는 신규 프로젝트 진입이 어렵다. 현지 정부의 자원 개발 관련 정책이나 인맥, 관련 정보, 자료 등은 외국계 기업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지역별 전문화와 현지화 전략이다. 단순한 자본투자를 통한 사업 참여가 아니라 현지에서 경험이 풍부한 기술자를 고용하고 이들을 통해 지역에 대한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 지하정보에 대한 이해도를 꾸준히 높여나가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지역별 전문화ㆍ현지화를 통해 현지 정부와 산업계 등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자원민족주의 흐름에도 대처할 수 있고 중요한 자원 개발 정보도 얻게 된다. 현지에서 자원 개발 전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모든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현지화해 자원 보유국들의 협력을 잘 이끌어내야 성공에 가까워진다.
결국 자원 개발은 최첨단기술과 최고의 인재, 철저한 현지화가 필수적인 글로벌 비즈니스다. 1~2개 프로젝트로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흑백논리 사업이 아니라 위험도를 달리하는 여러 개의 프로젝트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전략이 기본인 사업이다. 무리한 확률의 도박형 사업이 아니다.
자원개발사업은 첨단기술과 최고의 인력, 지역 전문가가 필요하다. 여기다 자원개발펀드, 각종 기금, 개발의 위험을 낮추는 각종 보험, 자원 보유 정부와 사업 투자 정부 간의 투자보장협정 등이 있어야 사업의 안전성을 높이는 선진금융기법 활용이 가능하다.
원자재와 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커진다. 미래의 자원개발사업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위치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차산업이 미진해 자원 개발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가 부족하다. 이해가 부족하면 산업까지 부실해진다.
지금은 자원개발산업에 대한 오해와 이해 부족을 바로잡고 유전 개발사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