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제치고… 이번엔 미켈슨이 웃었다 16언더로 우승, 페덱스 포인트도 9,000점 얻어 1위에… 최경주는 포인트순위 4위로 밀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올해도 역전 드라마가 펼쳐졌지만 주인공은 타이거 우즈가 아니었다. 경기 후 악수할 때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우즈와 불편하게 지내는 ‘왼손잡이’ 필 미켈슨이 이번에는 역전승의 기쁨을 누렸다. 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TPC(파71ㆍ7,207야드)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두 번째 경기인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총상금 700만달러). 선두 조 직전에서 선두 조보다 더 많은 갤러리를 끌며 우즈와 동반 라운드를 펼쳤던 미켈슨은 5언더파 66타로 최종라운드를 마치며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 우즈와 아론 오버홀저, 브렛 웨터릭 등을 2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그는 우승 트로피와 우승상금 126만달러, 페덱스 포인트 9,000점을 차지했다. 올 시즌 3승째이며 통산 32승째. 상금랭킹은 2위(568만5,558달러)로 뛰어 올랐고 페덱스 포인트는 1위(10만8,613점)가 됐다. 세계랭킹도 2위로 복귀했다. 미켈슨으로서는 손목 부상 후유증을 떨쳐 버린 것도 반갑지만 우즈와의 맞대결에서 완승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의미가 큰 경기였다. 그 스스로 “지난 10년 동안 우즈와 힘겹게 상대해 왔다”며 “내내 앞선 끝에 우승하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을 정도. 그는 “막판에 추격전을 펼쳐 온 우즈에게 버디를 버디로 응수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었다”며 짐짓 우월감을 드러냈다. 오랜 경쟁의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경기는 미켈슨과 우즈의 매치 플레이 양상으로 시작됐으나 미켈슨의 일방적 우세로 펼쳐졌다. 우즈에 1타 앞서 경기를 시작한 미켈슨은 9번홀까지 버디만 4개 낚아 버디2개와 보기1개를 기록한 우즈에 4타나 앞선 채 후반 경기에 들어갔다. 10번홀에서도 버디를 챙겨 5타차까지 앞섰던 그가 주춤거렸던 것은 12번홀(파4). 세컨 샷이 해저드에 빠졌고 4번째 샷을 홀 1.5m에 붙였지만 퍼팅을 놓쳐 더블보기를 기록했던 것. 틈을 타 14번홀 버디를 챙긴 우즈가 2타차까지 따라 붙어 막판 대접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미켈슨은 우즈의 16번홀 버디에 버디로 맞섰고 마지막 홀에서도 그린 뒤 깊은 러프에서 절묘한 어프로치 샷으로 홀 1.2m에 붙여 버디를 잡는 등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우즈는 17번홀 3m 버디퍼트에 이어 마지막 홀 이글퍼트도 실패하며 추격에 실패했다. 미켈슨와 우즈의 명암이 갈린 것은 결정적으로 퍼팅 때문이었다. 미켈슨의 18홀 총 퍼트 수가 23개뿐이었던 반면 우즈의 퍼트 수는 32개나 됐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미켈슨의 퍼팅은 견고했고 우즈는 번번히 기회를 놓쳤다. 우즈로서는 4.5m이글 퍼트를 놓친 2번홀, 1온에 성공하고도 3퍼트로 파를 기록한 4번홀 등 퍼팅 때문에 아쉬웠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즈는 이번 대회 공동 2위로 페덱스 포인트 3위로 올라서 1,000만달러 보너스 상금을 향해 질주 시동을 걸었다. 기권했던 최경주(37ㆍ나이키 골프)는 우즈에게 밀려 포인트 순위 4위가 됐다. 위창수(35ㆍ테일러메이드)는 2언더파를 보태 공동 14위(7언더파 277타)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으나 포인트 순위 90위로 이번 주 BMW챔피언십에는 나가지 못하게 됐다. 공동 69위(3오버파 287타)로 이번 경기를 끝내 포인트 순위 98위가 된 나상욱도 마찬가지다. 한편 미켈슨은 “톰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가 내 요청을 들어 주지 않아 다음 대회에 불참할 지도 모른다”고 선언, 투어 측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입력시간 : 2007/09/04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