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닥 불확실" 당분간 약세

■ 주가 33P 급락 배경·전망투자심리 급랭 매수주체·주도주 실종 "미국증시는 그렇다 치고 서울증시의 바닥은 어디인가." 서울증시가 22일 지난주 말 뉴욕증시 대폭락 여파로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투매현상이 빚어지는 등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18포인트까지 낙폭을 줄였다가 다시 힘없이 추락하면서 1차 방어선으로 여겨졌던 730선이 무너지자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추가하락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증폭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증시가 워낙 많이 빠지면서 국내증시도 동반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펀더멘털을 고려하기보다는 감정에 의해 주식을 파는 센티멘털이 시장 분위기를 좌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시장 전체에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팽배한데다 이렇다 할 매수주체와 주도주도 없어 당분간 추가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700선에서 저점매수가 들어올 가능성도 있어 700선 지지 여부가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 확산되는 불안심리 증권 전문가들조차도 미국증시의 바닥이 어디인지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한 장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증시가 미국시장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다"며 "주가가 너무 급락해 단기 반등할 가능성도 있지만 투자심리가 워낙 얼어붙어 상승세로 반전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미국의 회계부정 사건이 언제 또 다시 터지며 뉴욕증시가 급락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또 외국인들이 이날 오후 들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매도규모를 확대해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도세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이 같은 불안심리가 확산될 경우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석중 교보증권 상무는 이와 관련, "미국증시의 대폭락으로 투자자들이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냉정을 찾는 게 시장안정의 급선무"라고 말했다. ▶ 지수 700선 지지 여부가 관건 전문가들은 증시 주변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국증시가 단기간에 바닥권을 형성하지 못하고 추가로 하락할 경우 서울증시도 미국증시의 충격을 피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증시는 엔론사로 촉발된 회계부정과 함께 기업실적 악화, 더블딥(경기가 일시 상승했다가 다시 나빠지는 것)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의 영향으로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돼 국내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악화가 우려되고 있어 서울 주식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전저점인 700선까지 후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종우 미래에셋투신운용 투자전략센터실장은 "미국증시의 바닥이 어디인지 불확실한 상황인데다 서울증시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어 지수 700선 지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 700선은 국내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이 실장은 전망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이달 초 지수를 800선까지 끌어올리면서 매수한 지수대가 700선이어서 이 지수대에 근접하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700선마저 깨진다면 지지선 설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UBS워버그증권은 22일 '한국증시 전략보고서'를 통해 한국증시가 미국증시 불안으로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밸류에이션(가치)으로 볼 때 지수 700선을 저점으로 850선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투매보다는 당분간 관망 적 자세 필요 전문가들은 미국증시의 대폭락으로 국내증시의 저점이 낮아지고 있지만 투매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뇌동매매에 따른 매도보다는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노려 현금화 전략을 구사할 것을 권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서울증시 급락은 국내 요인보다는 미국증시 급락 등 해외요인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냉정을 찾아야 한다"면서 "굳이 하락하는 주가에 투매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증시의 동향을 살피되 국내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데 믿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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