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출신 변호사' 영장 또 기각 파문

법원 "판사출신 구속안돼, 방어권 줘야"…검찰 "기가 막혀"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풀려난 판사출신 A변호사에 대해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하자 법원이 "피의자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만큼 방어권을 확보해줘야 한다"며 재차 기각, 미묘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판사출신 변호사가 법조비리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이 실질심사가 열린 법정에서 바로 기각시키는 등 검찰과 법원의 갈등이 증폭된 가운데 A변호사에 대한 영장이 또 기각되면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두고 법원과 검찰간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성시웅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부동산 개발업체로부터토지구입비 등 명목으로 10억원을 받은 뒤 업체가 아닌 본인 명의로 구입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국회의원 출신 변호사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A씨에 대해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작년 1월 모 부동산 개발업체로부터 "법리관계를 잘 모르니 개발사업을 대신 추진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과 함께 경기 광명시 일대 부동산 1천평의 구입비용 등 명목으로 10억원을 수수한 뒤 업체 명의가 아닌 자신의 명의로땅을 구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A씨는 땅을 개발업자에게 넘길 예정이라고 주장하지만 당초 토지에 있는 수십 세대의 철거 및 세입자 처리 비용 등을 매도인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계약을맺기로 하고 매매를 위임받은 후 실제로는 매수인이 부담하는 조건의 계약을 맺어개발업체가 추가비용을 감수하며 땅을 구입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법원은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불구속 수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다시 기각했다"며 "실질심사가 벌어진 법정에서 담당 검사가 `피의자가 판사 출신이고 국회의원을 지낸 변호사인 만큼 더 엄중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통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기록을 검토한 결과 피의자에 대해 배임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피의자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어권을 보장해 주는것이 중요하는 판단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검찰은 계약 내용이 바뀐 것을 문제삼지만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대지의 건물 문제는 중요하지 않았고 토지사용 허가를 받는 문제만이 중요사안이었기때문에 그 문제로 배임이 성립한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후 A씨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공판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르면 1일중 A씨를 특경가법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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