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8개 명문대학을 지칭하는 ‘아이비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총장이 탄생했다. 다트머스대학 재단이사회는 2일(현지시간) 김용(49ㆍ사진) 하버드대 의대 국제보건사회의학과장을 제17대 총장으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아이비리그에서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이 총장을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트머스대 측은 “다트머스대 사명의 핵심인 배움과 혁신ㆍ봉사에 가장 이상적인 인물”이라고 선출 배경을 설명했다. 김 신임 총장은 오는 7월1일부터 240년 역사의 다트머스대를 이끌게 된다. 지난 1959년 12월 서울에서 태어나 5세 때 부모와 함께 이민한 김 총장은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의학과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동안 하버드대 의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김 신임 총장은 중남미 등의 빈민 지역에서 결핵퇴치를 위한 의료구호 활동을 벌였고 200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국장을 맡아 인류의 질병퇴치를 위해 헌신해왔다. 2006년에는 미국 타임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으며 2005년에도 US 뉴스앤월드리포트의 ‘미국의 최고지도자 25명’에 뽑혔다. 김 신임 총장은 이날 뉴햄프셔주 다트머스대에서 열린 신임 총장 소개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총장으로서 나의 임무는 학생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교수들로부터 학생 서로 간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세계를 보다 밝고 인도적이며 정의롭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트머스대는 뉴햄프셔주 하노버에 있으며 현재 대학 재학생 4,100명, 대학원생은 1,600명가량이고 교수는 600명에 달한다. 아시아계 학생 비율은 13%로 아이비리그 대학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미국 조합교회 목사 엘리어저 휠록이 1769년 영국왕 조지3세의 칙허를 받고 미국에서 아홉 번째로 설립한 대학이며 학교명은 학교 설립을 후원한 윌리엄 레기 백작의 출신지에서 따왔다. 전통적으로 학부가 강한 대학으로 꼽히며 이름에 ‘유니버시티’가 아닌 ‘칼리지’를 쓰는 것도 교양과목을 강조하는 특징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인문학부ㆍ과학부ㆍ사회과학부ㆍ일반교양학부의 4개 학부와 16개 석사과정이 있는 문리과대학, 1797년 설립된 의과대학, 1867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공학전문대학, 1900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경영대학원인 아모스턱 경영대학원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아모스턱 경영대학원은 매년 미국 내 MBA 상위 9위 정도에 오를 정도로 수준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