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계속된 취업난으로 구직활동이 장기화되고 있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활동 기간은 6개월에서 9개월 사이가 가장 많았고, 이력서 지원여부도 80~100통이 가장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채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아직 취업을 못한 구직자들의 마음도 조급해 질 수밖에 없다. 날이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앞에서 이제는 일반적인 구직준비와는 다른 전략이 필요한 때다.
현 채용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의 보편화로 인해 입사지원이 매우 쉽고 편리해 졌다는 점이다. 구직활동을 하면서 100여 통이 넘는 입사지원을 할 수 있는 것도 클릭 한번만 하면 입사희망기업으로 자신의 이력서가 바로 전송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입사지원이 편리하다 보니 우선 넣고 보자는 허수지원자도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들어 인사 담당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지원자들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입사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진심으로 이 기업에 입사를 하고 싶어 지원을 한 것인지 아니면 입사요건이 되어 지원을 해 본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취업의 첫 관문인 서류통과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원 기업에 반드시 입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원자의 수준이 평준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학점이 좋다고 해서 또는 높은 외국어 시험 점수를 갖추고 있다고 해서 서류통과를 시키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군데 입사지원을 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진정 입사하고 싶은 몇 곳만을 선택해 입사지원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서류통과 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지원기업에 관련된 경력이 있다면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입사동기와 결부시키는 것이 좋다.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수집은 필수다. 요즘에는 기업 대부분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지원하기 전 꼭 한번 방문해 봐야 한다. 상당수 입사 지원자들이 지원동기에 대해서는 다소 추상적으로 기재하기 쉬운데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입사담당자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면 입사 후 포부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첨부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도 일반적인 작성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적재적소의 인재임을 PR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에는 기업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이 있다. 업종에 따라 창조적인 인재를 선호하는 기업도 있고, 도전적인 인재를 더 선호하는 기업도 있다. 기업이 어떠한 인재를 선호하는지를 파악해 자신이 그러한 인재라는 점을 전달할 수 있다면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간단한 일화를 곁들여 자신이 평소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내었다던가, 자신이 인사 담당자가 궁금해 할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하는 인터뷰 방식으로 자기소개를 함으로써 참신함을 줄 수도 있다.
면접에 있어서는 이러한 준비들이 보다 철저하게 이루어 져야 한다. 면접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면서 때로는 구직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통해 입사의지를 시험해 보려는 기업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직무에 대한 입사동기는 기-승-전-결 형태로 논리 정연하게 정리해 놓음으로써 질문이 계속 이어지더라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면접 중 `궁금한 점을 물어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도 기업운영이나 방침에 관련된 질문을 함으로써 지원기업에 대한 관심을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설명회 등에 참여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말을 직접 들어 본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현숙 잡링크 사장은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여러 기업에 입사지원서 만이라도 일단 제출하고 보자는 식의 구직자들이 많다”며 “취업의 문을 넘는데 성공하려면 타깃을 정해놓고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