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금융기관 및 펀드가 인수한 증권사들에 잡음이 끊이지를 않고 있다.
브릿지증권 노조는 지난 9일 회사측의 1,200억원 유상감자안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결의하고 윌리엄 대니얼 브릿지증권 사장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브릿지증권의 유상감자안은 부동산 매각 등으로 마련된1,000억원 상당의 회사 유보금으로 홍콩계 대주주인 BIH(Bridge Investment Holding)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노조측은 이러한 유상감자는 결국 회사를 고사시키겠다는 외국 투기자본의 횡포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황준영 브릿지증권 노조위원장은 “대주주인 BIH의 관계자를 만나본 결과, 회사의 유보금으로 유상감자를 실시한 후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며 “유보금으로 대주주 지분을 사들인 후 매각한다면 빈껍데기 밖에 없는 회사를 누가 사겠냐”고 반문했다.
황 위원장은 이어 “일은증권과 브릿지증권의 합병 이후 BIH는 3차례에 걸 친 유상감자를 통해 이미 650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며 “자기자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200억원 유상감자는 사실상 회사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가능한 법적조치를 모두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브릿지증권은 발행주식수 6,881만주 중 자사주 18%를 포함해 90%를 BIH가 보유한 가운데 월 평균 기준 거래량(150만주)에 미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다음 분기에도 거래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겨우 오는 7월 1일 상장폐지된다
지난해 9월 지점통폐합 문제로 파업을 겪었던 타이완 쿠스그룹계열의 KGI증권도 이번 주총에서 마이클 창 사장이 퇴진하며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파업철회 조건으로 창사장이 퇴진을 약속했지만 쿠스그룹내에 서 한국의 노조현실을 비관적으로 보고 어느 누구도 KGI의 CEO로 선뜻 오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GI증권 관계자는 “5월 주총에서 사장이 퇴임하겠지만 아직 쿠스그룹측에 서 신임사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초기에 증권사를 인수한 외국계 투기자본들이 자금회수에 나서며 노조를 비롯한 한국적 현실과 부딧히고 있다”며 “브릿지ㆍKGI등 1차 증권사 구조조정 대상 증권사들이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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