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를 계기로 한국 드라마(한드) 속 패션이 중국 매장에서 '완판'되는 등 거침 없는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한드 주인공이 입은 옷과 액세서리는 중국 매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몸값이 뛰었고 일부 패션 브랜드는 일 년 사이 중국 내 유통망을 2배로 늘릴 정도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중국 정치권 인사들이 최근 개최된 양회에서 '한드를 본받으라'고 거론할 정도로 한드가 중국 실물경제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빈폴아웃도어의 전속모델인 배우 김수현이 최근 '별그대'에 입고 나온 바람막이 외투는 중국 현지에서 초도물량이 입고된지 2주 만에 다 팔려나가 현재 주문 예약을 받고 있다. 또 같은 드라마에서 김수현이 입은 스키도우 다운도 중국 현지 매장 6곳에서 모두 팔려나갔다. 빈폴아웃도어는 중국 대륙에 지난 2012년 11월 첫 매장을 연 신생 브랜드지만 한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별그대의 여주인공 역을 맡은 전지현이 드라마 내내 패션으로 관심을 끈데 이어 남주인공 역할의 김수현까지 한드 패션 열풍에 가세하자 관련 업체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도 빈폴아웃도어 매장은 '한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곳에는 하루에 적어도 20명이 "별그대에서 김수현이 입은 옷을 사고 싶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드라마 방영 전과 비교해 이 매장의 중국인 방문객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관계자는 "일부 중국인 고객들은 드라마 주인공이 입었던 옷을 현지에서 구하지 못하게 되자 '한국에 직접 가서 사겠다'며 중국 직원을 통해 한국에 예약을 넣기까지 했다"며 "한드 팬인 이들은 매장에 비치된 상하의 옷을 싹쓸이 해갈 만큼 객단가가 높은 큰손 고객들"이라고 전했다.
한드가 띄운 패션 브랜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신성통상의 남성복 브랜드 지오지아는 '별그대'에 제품이 노출된 이후에 "대리점을 하고 싶다"는 중국인들의 문의가 빗발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오지아의 싱글버튼 코트는 중국 매장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현재 상하이 지역 위주로 40개 매장을 운영 중인 지오지아는 연내 유통망을 9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수현의 실제 크기 모형을 만들어 세워둔 서울 명동 지오지아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 서서 사진 찍는 관광명소가 됐을 정도라고 브랜드 측은 귀띔했다.
앞서 지난해 방영됐던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여주인공 역할을 한 공효진이 착용했던 제이에스티나의 태양 목걸이도 중국인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냈던 제품이다. 드라마 속에서 여주인공을 지켜주는 부적이자 남자 주인공의 마음을 담은 이 목걸이는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방문하는 면세점이나 백화점 매장에서 조기 품절돼 현재 3번째 주문 물량을 판매하고 있다.
제이에스티나 관계자는 "드라마에 이어 최근 새로운 모델로 기용된 송혜교의 영향에 힘입어 쥬얼리 상품군의 면세점 매출이 30%까지 뛰었다"며 "올해는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