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 흐루시초프 증손녀 "“푸틴, 독재자 스탈린 돼가고 있다” 맹비난

소련 시절인 1954년 크림 지역을 우크라이나에 넘겨주었던 공산당 서기장 니키타 흐루시초프의 증손녀 니나 흐루시체바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미국 뉴스쿨대 국제관계학 교수인 흐루시체바는 21일(현지시간) CNN에 기고한 글에서 “푸틴 대통령이 증조부의 뜻을 왜곡하고 압제자로 만들고 있다”면서 “푸틴은 물론 독재자 스탈린은 아니지만 ‘아직 아닌 것’이고 스탈린이 돼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흐루시체바는 “푸틴 대통령은 증조부가 1930년대에 우크라이나를 압제했던 것에 대한 속죄의 뜻이었다고 말했지만 증조부가 크림을 우크라이나에 넘겨준 것은 중앙통제형 스탈린식 유산을 넘어서려는 행정적이고 경제적인 바람 때문”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흐루시초프가 만행과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그건 시대적 방식이었다”면서 “스탈린 사후에 증조부는 소련을 분권화하려는 목표를 가졌고 그래서 크림을 넘겨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증조부 역시 민족적 자부심이나 죽어가는 자본주의에 비해 소련이 우수하다고 강조하는 프로파간다(선전활동)에 익숙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조부가 푸틴의 외교정책을 보면 당혹해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흐루시체바는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거론하면서 “푸틴은 분명히 크림이 아프가니스탄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정말 크림 지역 재건에 드는 최대 100억 달러를 감당하겠느냐”라고 꼬집었다.

흐루시체바는 1968년 소련의 체코 군사개입을 정당화하면서 등장한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언급하면서 “브레즈네프 독트린은 불명예스러운 소련을 무너지게 했다”며 “푸틴 독트린의 최후도 빨리 다가올 것”이라며 기고문을 맺었다.

한편, 안드레이 데쉬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2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전세계는 러시아의 크림 합병을 거부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데쉬차 외무장관 대행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으나 크림은 우크라이나의 것”이라며 “우리는 미래 지향의 유럽식 민주주의를 이뤄낼 것이고 우리가 성공하면 관심이 많은 다수 국가에 실행 가능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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